NH증권‧미래에셋 조직개편…"시장규모 1000조 수준까지 커질 것"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주도하고 있던 외부위탁운용(OCIO) 시장에 증권사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경쟁 구도에 불이 붙는 양상이다. 최근의 호실적을 기반으로 곳간을 가득 채운 증권사들은 OCIO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인력을 충원하면서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OCIO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경쟁의 ‘판’을 키우고 있다. OCIO는 연기금·공공 기관 등 기관투자자가 자산의 전부 혹은 일부를 외부기관에 맡기는 시스템을 뜻하는데, 투자일임업 자격을 보유한 사업자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의 OCIO 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대로 추산되고 있으며, 그 중 약 70%를 자산운용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만 해도 각각 40조원, 30조원의 운용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반해 증권사의 점유율은 아직 약 30% 안팎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증권사들의 존재감을 키우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OCIO사업부’를 신설했다. 기관자금 운용자문과 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이 조직의 목적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OCIO 영업과 기획을 담당하던 기관영업본부 등의 유관 조직을 OCIO사업부 관할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정영채 사장이 직접 OCIO사업부 대표를 겸임하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 선두인 미래에셋증권 역시 이번 달 들어 OCIO 관련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 작업을 실시했다. 기금운용팀과 OCIO컨설팅팀을 새로 만들고, 기존 OCIO솔루션팀은 멀티솔루션본부 산하로 이관했다. 조직을 세분화해 보다 디테일한 상황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은 OCIO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인력 충원과 OCIO 추가 시스템 개발 계획을 예고하기도 했다. 

KB증권의 경우 노동부 산하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기금과 임금채권보장기금의 대체투자 주간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장애인기금과 임채기금이 위탁하는 규모는 2000억원 수준으로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가 이 업무를 맡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최근의 달라진 상황을 알 수 있다.

대형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OCIO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현재 100조원 규모의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일단 내년 4월에 시행 예정인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 제도’에 시선이 쏠린다. 중소기업 퇴직연금 적립금을 모아 기금 형태로 운용하는 이 제도에는 향후 6년 이내에 중소기업 70만개 회사가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퇴직연금 제도가 자리 잡으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전 방위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시장 규모가 향후 1000조원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국내 증권사로서는 놓칠 수 없는 먹거리”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