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회사 'ESG위원회' 신설하며 '총력대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코드를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사내에 전담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ESG 코드’가 깊숙이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ESG 투자시장이 당분간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계산 아래 조직개편은 물론 채권 발행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별로 ESG 경영이 점점 더 탄력을 받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ESG 위원회’를 신설한 키움증권이 있다. 이 위원회는 ESG전략과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위원회 구성은 최선화‧이순우 사외이사와 이현 대표이사 등 고위임원과 전문가들로 꾸려졌다.

ESG 위원회 사례는 물론 키움이 처음은 아니다.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이 이미 비슷한 성격의 조직을 만들었다. 한때 유행처럼 번지며 내실 측면에서는 많은 우려도 자아냈던 ESG 테마가 증권업계에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각 증권사들의 ESG ‘투자’도 점점 더 뿌리를 내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한국서부발전 녹색채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총 2700억원 규모로 진행된 이번 발행은 국내 지속가능채권 중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ESG 관련 채권 등 투자에서 미래에셋증권은 2조 7000억원으로 투자액 1위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 2월 1000억원 규모의 ESG 인증 채권을 발행했다. 이 채권으로 조달된 자금은 미국 미드스트림(수송‧정제 단계)과 프랑스 태양광 발전 사업에 관련된 지분 매입분에 대한 차입금 차환에 활용된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한국지역난방공사의 ESG 채권 발행을 주관했는데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규모가 1600억원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6월 ESG 채권의 일종인 그린본드(녹색채권)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역시 한국투자증권이 당초 계획한 규모는 1000억원이었으나 수요 예측에서 4배 가까운 주문이 몰리면서 규모가 1500억원 수준으로 증액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ESG 채권 시장이 특히 작년과 올해 들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 기간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반으로 덩치를 키운 만큼 ESG 분야에서도 많은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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