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가 국내 담배와 수입담배 모두에 붙는 판매세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대규모 재정적자에 직면한 상황에서 내린 고육지책인데, 한국과 미묘한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여져 눈길을 끌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2일 대통령령으로 발표된 이번 담뱃세 인상안은 저가담배 1갑에 최소 7센트, 고가담배 1갑에 최소 20센트의 세금을 추가로 부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의 이와 같은 결정은 처음이 아니다. 이집트는 2014년 7월에도 담뱃세를 0.25∼0.40센트 인상(1갑 기준)한 바 있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집트는 성인 4명 중 1명이 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난 ‘애연국’이다. 이때 이집트는 주세(酒稅)도 함께 인상했었다.
이집트의 반복적인 담뱃세 인상은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붕괴 후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정치적‧경제적 불안과도 궤를 같이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과거에 유망했던 관광업은 동력을 상실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연히 이집트 시장에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다. 한때의 ‘신흥투자유망국’으로 손꼽혔던 과거에 무색해진 셈이다.
무바라크 축출 이후 우여곡절 끝에 등장한 압델 파타 엘시시 정부는 고강도 긴축 조치를 통해 경제의 난맥상을 풀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2014년 엘시시 대통령은 국가 예산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대규모 정부 프로그램의 지원예산을 삭감하기 위해 일부 연료 보조금을 폐지한 바 있다.
당시 이집트 정부는 재정적자, 부채, 실업률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비슷한 취지로 단행된 이번 담뱃세 인상이 과연 난국에 빠진 이집트 경제를 구원할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