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중심 '전용 서비스' 론칭…"증시열풍으로 고객군↑"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과 올해 증시 열풍으로 고액 자산가들이 늘어나면서 ‘VIP 고객’에 해당하는 초고액 자산가들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폭도 넓어져, 과거 ‘VIP들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랩어카운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VIP 서비스’가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작년과 올해 주식투자 열풍이 일면서 초고액 자산가 고객군이 확장된 점이 가장 큰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대형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시장의 ‘룰’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전담조직까지 만들어가며 총력대응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에 3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들을 위한 전담관리 조직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GWM)’를 신설해 눈길을 끌었다. GWM은 기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외에도 전용 매거진 발행,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향한다. 불가리코리아가 개최하는 전시회나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프리미어블루’를 신설했는데, 지난 7월 조직 개편을 통해 아예 이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편제했다. 증권사들이 VIP 고객군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향후 NH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분야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연내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 론칭할 예정이다.

KB증권의 경우 '프리미어 써밋'이 VIP 전용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외부 활동이 온라인으로 제한되고 있지만, 오히려 이 상황을 장점으로 활용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비롯한 자산가 고객들을 위해 특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작년에는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 김태훈 칼럼니스트 등이 강연했고 올해는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유현준 홍익대학교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작년에 워낙 좋은 반응을 얻었던 터라 올해는 지난 4월부터 오는 11월까지 9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방식으로 형식을 변경했다.

한편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가 새로 신설되는 흐름에 따라 기존의 ‘VIP 서비스’는 대중화 되는 양상이 함께 전개되고 있다. 주식‧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전문가가 직접 관리해주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일임형 랩어카운트 고객수는 2018년 167만 5857명, 2019년 170만 6816명, 2020년 175만 9801명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고객수가 183만 3390명까지 느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서비스라 생각됐던 랩어카운트 시장이 대중화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담을 거쳐 고객의 성향과 투자 목적을 파악하고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는 점이 랩어카운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증권시장 고객군이 두터워지면서 각 증권사들도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