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이어져도 권리당원 지지 굳건…"본선 경쟁력 감안한 전략적 선택"
이낙연 캠프, 호남서 격차 좁히겠다 의지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 '미지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주말 펼쳐진 민주당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를 앞두고 결선 없이 압승으로 끝낼지 주목된다.

본격적인 선거인단 투표는 8일 시작한다. 민주당의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규모는 64만 1922명이다. 민주당 권리당원이 총 7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1차 투표가 사실상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2차 선거인단 규모는 49만 6339명이다.

지난 4~5일 이재명 지사가 과반을 얻어 압승한 지역 순회경선은 대의원·권리당원 위주로 진행됐다. 더군다나 대전·충남 및 세종·충북 지역만 뚜껑을 연 상태라 이재명 캠프가 낙관하기 힘들다.

실제로 이 지사는 지난 4~5일 지역 순회경선에서 2만 1047표(54.72%)를 얻었고, 이낙연 전 당대표는 1만 841표(28.19%)를 획득해 득표 격차는 1만 206표에 불과하다.

이 지사가 지난 4~5일 기선제압을 했지만 이 전 대표가 향후 1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선전한다면, 이 지사의 과반 최종 득표를 막고 결선투표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다.

   
▲ 8월 5일 충북·세종 민주당 순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가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이낙연 후보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이낙연 캠프는 호남권 경선까지 거치면서 격차를 좁히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그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지난 4~5일 충청권 순회경선에서 확인된 것은 이 지사와 관련해 네거티브 등 온갖 비판과 논란이 이어져도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지지가 굳건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당 내부에서는 본선 경쟁력을 감안한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8일 본보 취재에 "충청에서의 참패는 이미 지난 일이고 이번주 1차 선거인단 표심이 양 캠프에 최대의 고비가 될 것"이라며 "이낙연측은 호남에서 대반격에 나선다는 복안이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이재명측이 호남에서도 선두를 놓치지 않는 걸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호남 표심은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하고 실효적"이라며 "이기기 위한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선거도 물론이지만 노무현 대통령 당시에 더더욱 그랬다"고 밝혔다.

이어 "경선 기간 줄곧 이재명 후보에게 여러가지 공세가 밀어닥쳤지만 오히려 대세론이 형성된 상황"이라며 "이미 전국민을 대상으로 최소 35% 콘크리트 지지율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호남 민심이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이날 본보 취재에 "결선 투표 여부를 가르는 매직넘버가 55~60만 명의 표심을 이재명 후보가 더 얻을 경우라고들 말하지만 그것이 실현될지는 가봐야 안다"며 조심스레 밝혔다.

그는 "야권 통합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낙마할 조짐이 커진만큼, 호남 당원들은 내년 대선에서 확실히 정권 재창출할 수 있는 후보를 택하지 않을까 싶다"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결선 투표까지 갈 가능성은 반반 이상이라고 본다. 다만 결선투표까지 가도 이재명 후보가 이길 가능성은 역시 반반 이상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1987년 체제 이후 한국 정치계는 보수와 진보가 10년씩, 두차례씩 잇달아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문재인 정부는 보수 집권 10년 후 진보가 잡은 첫 정권이다.

남은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명 캠프가 다수의 예상대로 웃을지, 이낙연 캠프가 대역전극을 연출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