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오는 25일부터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금융 플랫폼에서 신용카드나 보험 상품을 연계 판매하는 것이 불법으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금융 플랫폼을 판매 창구로 이용해 모집 비용 절감을 꾀한 금융사들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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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앱 캡처 |
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따라 판매를 목적으로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한다면 광고가 아닌 '중개'로 봐야 한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당국은 자동차보험을 비롯한 의무보험이나 신용카드 등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도 잠재고객을 발굴하고 가입을 유도하는 중개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의무보험이나 신용대출과 같이 구조가 단순한 금융상품일수록 중개로 인정될 여지가 많다"며 "금융상품 간 차별화 정도가 낮아 판매망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플랫폼의 역할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소법 계도기간은 오는 24일 종료돼 해당 기업들은 그 이전까지 금융위원회에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하며, 신설된 규제를 이행하지 않는 금융업자는 당국의 제재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향후 금융소비자들은 빅테크 플랫폼을 통해 보험 비교 견적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전망이다.
한 금융업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입장대로라면 온라인 플랫폼에서 금융 상품을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가 더 좋은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는 선택의 장을 좁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빅테크 업체들이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한다고 하더라도 서비스 재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 중개의 경우 보험대리점 등록이 필요하지만, 보험업법 시행령에서는 전자금융업자를 포함한 금융위 검사대상 기관의 등록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카카오페이나 토스 등이 플랫폼 가입자 정보를 토대로 적합한 신용카드를 추천하고 있는데, 이 역시 판매 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어 25일 이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순히 광고만 해주는 것이라면 가능하지만 판매를 돕는 것은 중개에 해당한다"며 "지금과 같은 서비스를 영위하고자 한다면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 라이센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카드와 네이버가 제휴한 '네이버 현대카드', 삼성카드와 카카오페이가 제휴한 '카카오페이 신용카드' 등 카드사들이 빅테크 업체와 손을 잡고 판매하던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역시 예외는 없는 상황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이같은 조치로 고객들의 접근성이 줄어들며 상품 판매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 전문가는 빅테크 업체 뿐만 아니라 각 금융사들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클 것이라며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영업이 늘며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던 플랫폼 판매가 줄어들게 된다면 빅테크·핀테크 업체 뿐만 아니라 금융사 역시 타격이 클 것"이라며 "금융사들은 그동안 플랫폼 판매를 통해 모집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발표와 강행은 옳지 않다"며 "유예기간 두고 각 금융기관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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