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선택학회 출범…취임사서 "진정한 의미의 정치경제학 회복, 올바른 처방 모색"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가 9월 10일 초대 '공공선택학회'(Korea Public Choice Association)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김행범 초대 회장은 서울대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부산대에서 지난 30년간 '공공선택론'을 강의하고 연구해 왔다.

또한 김행범 회장은 국내의 '지대추구' 연구 전문가로 한국제도경제학회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 회장의 주요 저서로는 '새 테마 행정학', '정책학: 이론과 사례의 통합', '나쁜 민주주의',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고급 입문서' 등이 있다.

   
▲ 초대 학회장인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사진=공공선택학회 제공
김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이제 공공선택학은 주류 경제학에 대한 한 경쟁적 접근방법(a rival approach)이 아니라 토머스 쿤(Thomas Kuhn)의 기준인 '새로운 패러다임'(new paradigm)에서 혹은 임레 라카토쉬(Imre Lakatos)의 '연구 프로그램'(research program)이란 관점에서 하나의 정상과학(normal science)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고 평했다.

이어 "따라서 Public Choice를 '공공선택론'이 아니라 '공공선택학'으로 부르고 싶다"며 "공공선택학은 정부 주체의 목적함수가 공익 달성이라는 선언된 동기와 사익 추구라는 실제적 동기의 불일치 때문이라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공공선택학에 대해 "개인의 자유를 증진하는 정치철학과 관련되어 있다"며 "물리적 제도가 아니라 규칙(rule)이라는 추상적 제도를 중시한 점에서 공공선택학은 신제도주의(New Institutionalism), 그중에서도 '합리적 선택 제도주의'의 예로 분류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대추구 이론을 확립하던 초기에 고든 털럭은 과거 한국 정부의 비리를 예로 들며 논증을 시작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한국이 공공선택학의 발전에 괴이한 방식으로 기여한 셈"이라며 "그 점은 이제 우리 공공선택학회가 오히려 지적 사명감을 높이는 한 재료가 될 수도 있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회장은 "경제 현상이 정치와 밀접히 연관되는 엄연한 현실에서 공공선택학이 우리에게 준 또 다른 의미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경제학'(Real Political Economy)을 회복한 점"이라며 "공공선택학이 따르는 정치경제학은 오히려 '정치를 경제논리'로 분석한다. 그 정치라는 것마저 경제논리로 해석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 학회 로고. /사진=공공선택학회 제공
마지막으로 공공선택학의 미래에 대해 김 회장은 "자신의 지적 논리가 적용되는 영역이 줄어들기 원하는 매우 보기 드문 학문"이라며 "날로 커지는 레비아땅(Leviathan) 국가 시대에 그 작용을 정확히 해석하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며, 나아가 올바른 처방을 모색하는 공공선택학의 지식이 매우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김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 주변에는 공공선택학에서 이미 훌륭한 성과를 보였거나 그럴 역량이 있는 분들이 많이 있고 공공선택에 거룩한 호기심을 갖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이런 분들은 모두 '공공선택학회'라는 시장으로 나오길 소망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학문공동체는 타는 장작불 더미가 될 때 가장 바람직하다"며 "강호 제현이 우리의 연구 모임에 들어오기를 기원합니다. 공공 선택의 연구는 공공선택학회에 참여하겠다는 당신의 책임있는 사적 선택으로부터 시작한다"며 관심있는 전문가들을 초대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