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시 아시아나항공 성수기 기준 8달러 대비 선방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지난해 12월부터 항공사들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무착륙 비행의 탑승객이 실시 8개월 간 약 2만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내 면세품 판매는 약 6억7000만원 수준으로, 경영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한항공 A380-800기 안에서 면세품을 소개하는 승무원./사진=연합뉴스


1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무착륙 관광 비행이 시행된 지난해 12월 12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해당 항공 상품을 이용한 승객은 총 2만2551명, 그간 운항한 여객기는 216편으로 집계됐다.

무착륙 관광 비행은 국내 공항을 출발해 해외 영공을 선회한 뒤 다시 출발공항으로 되돌아오는 '목적지 없는 여행' 상품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빠진 항공업계를 지원함과 동시에 해외 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 무착륙 관광 비행편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띄우고 있다. 비행 일정은 주로 가까운 일본 상공까지 갔다가 탑승한 공항으로 회항하는 코스로 짜여져 있다.

이 상품 이용객들은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들은 8개월 간 330억8000여만원 어치를 구입했다. 전체 이용객수로 나누면 1인당 평균 146만6897원(1249.27달러)을 소비한 셈이다.

그러나 이 중 시내 면세점의 매출은 298억원, 공항 내 출국장 면세점 매출이 26억원이다. 반면 기내 판매점 매출은 6억68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무착륙 관광 비행편에 오른 승객 수대로 나누면 기내 면세점 객단가는 2만9621원(25.23달러)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 면세품을 들고 있는 제주항공 객실 승무원./사진=제주항공 제공
기내 방역 지침 탓에 171석을 공급하던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114석으로, 에어부산은 202석에서 134석으로 자리를 줄였다. 이에 근거해 객단가를 곱해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편당 337만6794원, 에어부산은 396만9214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평시 아시아나항공 기준 탑승객 1인당 1인당 평균 기내 면세품 구매액은 7달러(한화 약 8219.4원), 성수기에는 8달러(한화 약 9400.8원) 수준인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선방한 셈이다.

한편 국내 항공업계는 화물 운송이 가능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현금 흐름이 매말라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재무 구조 개선에 돌입한 상태다. 더욱이 항공기를 띄우기 위한 항공유의 가격도 1년 전보다 대폭 상승해 배럴당 77.5달러에 달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때문에 무착륙 관광 비행 상품 판매가 각종 변동비를 상회할 정도로 항공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방증해 각 항공사 경영진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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