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별도 인프라 구축…"투자 진입장벽 낮아질 것"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주당 가격이 비싼 주식을 쪼개어 살 수 있는 ‘소수단위 주식투자’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해외주식과 국내 주식 모두에 허용된다. 비록 완전히 정착되는 데까지는 최장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지만, 업계와 투자자들은 환영의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소수점 단위 주식투자가 전면적으로 허용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이 내용을 예고하면서 한국예탁결제원에 소수단위 거래를 위한 별도 인프라를 구축하고 희망 증권사들이 이를 이용하게 할 것이라고 함께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 해외주식에 대한 소수단위 거래는 이미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등 2개 증권사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고가의 주식을 쪼개어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만큼 소수단위의 해외주식 매매주문을 하면 증권사들이 부족분을 메우는 방식으로 온전한 1주를 만드는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된다.

이 거래방식은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되는 등 당국과 투자자 모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소수점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우선 상법상 ‘주식불가분 원칙’이 존재하는 데다 증권거래‧예탁결제 인프라의 기본이 1주 단위부터 설계돼 있는 상태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금융위는 이 부분을 권리 분할이 손쉬운 신탁제도(수익증권발행신탁)을 활용해 해결하기로 했다. 기존 법안이나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소수단위 거래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다.

당국이 안내한 소수점 거래 방식은 이렇다. 증권사가 투자자의 소수단위 주식주문을 취합해 ‘온전한 1주’로 만든다. 그래서 증권사 명의로 한국거래소에 호가를 제출하면 한국예탁결제원이 증권사로부터 단위별 주식을 신탁 받아 수익증권을 발행한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는 주문 수량에 따라 수익증권을 취득한다.

해외주식은 투자자 소수단위 지분을 증권사 계좌부에 직접 기재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성사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증권사 계좌부에 기재된 소수단위 주식 총량을 '소수단위 전용계좌'에 별도로 기재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게 된다.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서둘러 소수단위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던 만큼, 이번 제도개편에 대해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투자 금액이 적은 청년‧학생 투자자들도 경험과 학습 삼아 소규모 자금으로 주식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해외주식의 경우 올해 중, 국내주식은 내년 하반기 중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투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계속 내려가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는 부분은 바람직하다”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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