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서 80.2%로 통과…지배구조헌장 신설·위원회 명칭 변경·주주환원 정책 등 찬성표 얻어
[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석유개발사업 물적분할이 확정되면서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10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SK배터리'와 'SK E&P'(가칭)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통과됐으며, 이들 회사는 다음달 1일 공식 출범한다. 신설법인의 초대 수장과 사명은 이날 발표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두 신설법인의 분할 안건이 80.2%의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국민연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주가 찬성표를 던진 셈으로, △지배구조헌장 신설 △이사회 내 위원회 명칭 변경 △이익의 배당은 금전, 주식 및 기타의 재산으로 할 수 있는 조항 신설 등 일부 정관 개정 안건은 97.9%로 통과됐다.

   
▲ 1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준 총괄사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이번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나, 안건 통과는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실제로 이뤄졌다. 

물적분할 안건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주총 통과를 위해서는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전체 주식 3분의 1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 최대주주인 SK(주)가 33.40%의 지분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한국기업지배연구원·글래스루이스·ISS 등 다수의 의결권 자문사들의 지원사격이 이어진 가운데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이 신설법인 주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한 것도 이같은 결과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1일 '스토리데이' 행사를 통해 사업 구조를 탄소 중심에서 그린 중심으로 전환하고, 독립경영을 통한 전문성 확보와 의사결정 속도 향상 및 가치 극대화를 위해 배터리·석유개발 사업을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배터리의 경우 1TWh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력도 현재 연간 40GWh에서 2025년 200GWh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또한 이번 승인으로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전기차배터리 서비스사업(Baas)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 1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사진=SK이노베이션


또한 올 상반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장을 이어가는 중으로, 미국·헝가리를 비롯한 국내외 생산력 증가 및 시장점유율 확대 등에 힘입어 내년 흑자전환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올 1~7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7.4GWh로, 전년 동기 대비 4.4GWh(147.8%) 늘어났다.

시장점유율도 5.3%에서 5.4%로 오르면서 CATL·LG에너지솔루션·파나소닉·BYD에 이은 5위로 올라섰다. 기아 니로 EV와 현대 아이오닉5 및 코나 일렉트릭(유럽) 등의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석유개발사업은 석유개발 생산·탐사 및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을 수행할 계획으로,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맡는 지주사로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 및 사업개발 등에 주력하기로 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각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결정"이라며 "분할을 시발점으로 각 사의 질적·양적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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