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정감사서 '카카오' 집중 질타... “공정위는 뭐했냐”
[미디어펜=구태경 기자]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늑장심사로 논란을 불렀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연내에 심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두 기업은 국내 시장 1, 2위 기업간의 결합으로 경쟁제한성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올해 안으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질의하고 있다./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 캡쳐


송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갑)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애초에 6월에 심사결과를 내놓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음에도, 10월로 발표를 연기하면서 경제성 분석 용역도 연장했다”면서 “공정위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14개국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6개 국가는 벌써 결과가 나왔고, 8개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공정위는 나머지 모든 국가의 결과를 다 보고나서야 결과를 내놓을 생각 아니냐”고 반문하며 “국익을 위한 행위라면 용기있고 당당하게 설득하고 나서야 하지 않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6월에 결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그동안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 이슈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우리가 결과를 내면 다른 국가와 충돌이 일어날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국감현장에서는 최근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질의도 쏟아졌다. 

   
▲ 윤창현 의원이 지적한 아마존 등 구매대행의 소비자 피해 사례./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 캡쳐


먼저 윤창현 의원(국민의힘, 비례)는 최근 신설된 공정위 정보통신기술(ICT)팀에 대해 “라이브커머스 시장 실태조사는 ‘아직 파악한 게 없다’고 하고, 자료를 요구하면 ‘조사한 자료가 미비해 제출할 것이 없다’고 하면서, 전담팀이라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냐”고 힐난했다. 

이어 “공정위가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아, 아마존이 버젓이 불법 판매를 자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안에 대한 사전 준비도 없고, 지금도 관리 못하고 손을 놓고 있는데 ‘디지털 불공정행위 감시를 지속적으로 하고 관리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냐”고 비꼬았다.

   
▲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 캡쳐


조 위원장은 “라이브커머스 표시 광고법 위반에 대해서는 한국소비자원에 신고가 들어간 것으로, 소비자원이 이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하고 답변한 것 같다”며 “아마존 등 플랫폼 소비자 보호 관련에 대한 많은 개정안을 마련했고, 법령화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윤관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남동구을)은 “문어발식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는 카카오는 공정위가 키운 것 아니냐”며, 공정위가 지난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카카오의 44건 기업결합을 모두 승인한 점을 지적했다.

김상훈 의원(국민의힘, 대구서구)은 “현재 가맹택시는 물론 호출 앱(애플리케이션) 시장 모두 카카오가 실질적인 독점 상황”이라며 “점유율 90% 이상의 카카오T마저 타사 이용을 제한한다면, 택시 플랫폼 사업에서는 시장경쟁이 완전히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카카오 모빌리티가 자사 앱을 통해 타 가맹택시 호출을 제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했다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앞으로 이 같은 경쟁제한 우려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경우엔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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