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과 이란의 조 1위 전쟁이 벌어진다. 한국대표팀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의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결국 유럽파 공격수 3인방 '손·황·황'의 골이 터져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늘(12일) 밤 10시30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맞대결을 벌인다.

한국의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가장 큰 고비가 될 이번 이란 원정 경기다. 3차전까지 한국은 2승 1무(승점7)를 기록, 3연승(승점 9)을 거둔 이란에 승점 2점 뒤진 조 2위에 올라있다. 이날 이란을 꺾으면 한국의 승점은 10점이 돼 이란을 조 2위로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반면 한국이 패하면 이란과 승점 차가 5점으로 벌어져 추격하기가 만만찮아진다. 다른 경쟁팀들의 추격에 2위 자리도 불안해질 수 있다.

   
▲ 한국축구대표팀이 이란과 경기를 앞두고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역대 상대 전적에서 이란에 뒤진데다(9승9무13패) 아자디 원정에서는 7번 싸워 2무5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이런 열세를 딛고 벤투호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최초로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서는 일단 골을 넣어야 한다. 골 사냥을 책임질 공격수들이 바로 유럽파 3인방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이다.

이들 3명은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체력적인 문제는 있지만, 좋은 골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7일 시리아와 3차전에서 경기 막판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을 위기에서 구하고, 2년만에 A매치 필드골을 넣어 오랜 침묵에서도 벗어났다. 이란이 가장 경계할 대상은 역시 에이스 손흥민이다.

황의조는 벤투호 스트라이커의 위치에 변함이 없다. 시리아전에서는 체력이 떨어져 예리한 슛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가장 골 냄세를 잘 맡고 빠른 슛 타임을 가져가는 장점이 있다. 이번 시즌 보르도에서도 3골을 넣으며 골잡이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황희찬은 시리아전에서 최고 활약을 하고도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다. 울버햄튼 이적 후 기량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3골을 넣은 기세를 시리아전에서도 이어가 가장 많이 뛰며 가장 많은 결정적 슛 기회도 잡았다. 하지만 좋은 찬스에서 때린 4차례의 슛이 모두 골대 위로 뜨고 말아 한국이 편하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란전에서는 찬스가 왔을 때 차분하게 마무리만 해낸다면 충분히 골을 노려볼 수 있다.

벤투 감독이 손·황·황 삼각편대를 다시 선발 출격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이 한국축구의 아자디 악몽 탈출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란은 간판스타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을 필두로 메흐디 타레미(포르투), 알리레자 자한바흐시(페예노르트)를 내세워 한국의 골문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페네르바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 수비진이 이란의 공격을 봉쇄하는 것도 '아자디 첫승'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이란전을 앞두고 한국에는 '무관중 경기'라는 호재도 생겼다. 이란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10만명 수용 규모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돼 이란 원정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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