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하는 '다운사이클' 진입 우려 여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올해 3분기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메모리 업황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 3분기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위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는 7만700원에 출발해 장중 6만원대로 떨어졌다. 오전 10시 7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6만9100원까지 밀리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7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 12월 3일(6만9300원) 이후 10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6거래일 중 단 하루만 상승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10만원선을 바라보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사상 최고의 실적에도 주가 부진은 피하지 못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해 3분기 잠정 경영실적(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73조원, 영업이익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분기 매출이 7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같은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00원(0.14%) 내린 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이처럼 맥을 추지 못한 이유로 올해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하는 ‘다운사이클’ 진입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점을 꼽는다.

실제 최근 대만의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가격이 3~8%, 낸드플래시 가격은 5%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 외국인 이탈도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식 1조176억원을 순매수하던 외국인들은 지난 9월 28일부터 7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총 1조49억원을 팔아치웠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낸드(NAND)의 급격한 업황 둔화로 인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낸드 출하량이 기존 회사 측 가이던스를 하회했다”면서 “이에 더해 반도체 전방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삼성전자 주가의 기간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단기적인 주가의 기간 조정이 이어진 뒤 올 연말부터 디램(DRAM) 업황 개선과 파운더리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감이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전환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존 판단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사이클 진폭과 주기 짧아 변동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1년 반도체 하락 사이클은 2018년과 달리 4분기 현재 메모리 공급사의 재고가 정상의 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제한적 공급 증가로 과거 사이클 대비 진폭과 주기가 짧아져 변동성이 낮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 사이클 진입은 최종 수요감소 보다는 IT 부품 공급부족에 따른 세트업체의 생산차질 요인이 더 커 보인다”면서 “중국 전력난에 의한 PCB 기판 등 후공정 부품의 생산차질과 비메모리 반도체 (SoC, DDI 등)의 공급부족 장기화로 PC, 스마트 폰, 서버 등 세트업체의 수요예측 불확실성과 생산차질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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