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포함…외인 투자자금 이탈↑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기업들에 대해 내놓는 투자보고서 상 ‘목표주가’ 하락 사례도 올해 들어 최다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주들도 포함돼 있어 주가 하락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 사진=연합뉴스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계속적인 조정을 받으며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3일 연속 휴장 이후 화요일인 이날 개장한 코스피는 전일 종가 대비 1%가 넘는 하락세를 나타내며 2900대 초반까지 밀려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현재 전일 대비 3%가 넘게 주가가 빠져 7만원선이 무너졌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 또한 약 2% 하락해 9만2000원대에서 주가가 횡보 중이다. 이밖에 NAVER‧삼성SDI가 약 4%, 카카오가 약 3% 하락한 모습이다.

주가지수 부진과 함께 두드러지는 현상은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는 리포트 상 ‘목표주가’의 줄하향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목표가를 내린 증권사 보고서는 79건, 올린 리포트는 136개로 집계됐다. 

지난달 하향조정 건수는 상향조정 건수의 약 58% 수준을 차지했는데, 이는 전월비중(56.7%)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월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목표주가 하향조정 리포트 수의 비율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5.1%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7월 31.2%, 8월 56.7% 등 하반기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가지수가 떨어지니 목표주가도 하락하고, 목표주가 하락이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져 다시 지수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달 하향조정 리포트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엔씨소프트(7개)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DB금융투자‧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엔씨소프트의 목표가를 낮췄는데, 주된 원인은 신작 게임 '블레이드 & 소울2' 부진에 따른 실적전망 하향이었다.

이밖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카카오‧아모레퍼시픽‧LG전자‧LG디스플레이 등에 대해서도 각 4개의 하향 리포트가 발표됐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 하향전망,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등이 목표주가에 영향을 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8거래일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팔아치운 물량이 약 2조원어치 수준인데, 외인이 매도한 종목들이 목표주가 하향 종목들과 대체로 일치한다”면서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 악재가 겹쳐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서 투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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