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조원' 5개사→2개사…"거래대금 감소 여파"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국내 대형 증권사들 가운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회사들이 5곳이나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는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거래대금 감소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1조원 클럽’에 속하는 회사도 2곳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추산을 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존재하는 6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올해 순이익은 사상 최대인 5조 9132억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보다 무료 46%나 늘어난 수준으로, 증권업계는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회사들이 무려 5개나 될 것이라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5개사의 면면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호실적에도 업계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역대 최고 수준의 올해 실적이 지나가고 나면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주요 6개 증권사들의 내년 순이익은 4조 7738억원 수준으로 올해 대비 무려 19.3%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들도 올해 5곳에서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2곳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적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는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 감소가 지목된다. 작년 3월 ‘코로나19 쇼크’를 오히려 기록적인 증시 열풍으로 바꿔낸 국내 증시는 최근 기나긴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코넥스 합산)은 26조 2974억원으로 2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지난 20일까지의 10월 일평균 거래대금 또한 23조 5929억원 수준으로 9월 대비 5.5% 감소한 상태다. 이는 지난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인 42조 1072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같은 증권업계에서도 증권사들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는 분위기다. 예를 들어 BNK투자증권은 키움증권 목표가를 18만원에서 15만원으로 낮췄고, KB증권도 삼성증권 목표가를 6만 3000원으로 낮춘 상태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국내 증권업계가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그동안 브로커리지 이외의 다양한 수익모델을 계발해 뒀는지 여부에 따라 내년부터 다시 한 번 판도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