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의 신인 좌완투수 이의리(19)가 프로 데뷔 시즌을 그대로 마감했다. 부상으로 복귀 등판이 무산되면서 남은 시즌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게 됐다. 신인왕 레이스는 이제 롯데 자이언츠 우완 최준용(20) 홀로 막판 스퍼트를 하는 상황이다.

이의리는 지난 21일 선발 예정이었던 한화 이글스와 광주 홈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다. 경기를 앞두고 불펜피칭을 하던 중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기 때문이었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해 시즌 막바지 한두 경기 등판해 유종의 미를 거두려했던 이의리지만 22일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일찍 시즌을 접게 됐다.

이의리의 시즌은 끝났지만 신인왕 경쟁자 최준용의 시즌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이의리가 발목 부상으로 공백기를 갖는 동안에도 최준용은 부지런히 등판해 안정된 피칭을 이어왔다.

   
▲ 사진=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전반기까지만 해도 이의리의 신인왕을 향한 질주가 가장 돋보였다. 고졸 신인으로 선발 한 자리를 꿰차 금방 프로 무대에 적응하며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발탁돼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도 했다.

하지만 이의리는 9월 초순 발목을 다쳐 긴 공백기를 가졌고, 이번에 복귀전마저 무산되면서 시즌 후반 약 두 달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9경기 선발 등판해 94⅔이닝 투구, 4승5패 평균자책점 3.61의 성적을 남겼다.

프로 2년차지만 신인왕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최준용을 롯데 불펜의 필승조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올해 41경기에 중간계투로 나서 3승2패 1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2.84의 성적을 내고 있다. 

선발과 불펜으로 맡은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이의리와 최준용의 성적만으로는 단순 비교하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선발투수가 임팩트를 심어주기에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이의리는 시즌 막판 긴 공백기가 마이너스 요인이다. 최준용은 셋업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부지런히 마운드에 올라 홀드 부문 공동 6위에 올라있다. 롯데의 잔여경기에서 활약을 더 보탤 수도 있다.

올해 신인왕은 누가 될까. KIA와 롯데는 신인왕을 배출한 지가 너무 오래됐다. KIA는 1985년 이순철, 롯데는 1992년 염종석 이후 신인왕이 없었다. 이의리가 되든 최준용이 되든 팀의 오랜 숙원을 풀 수 있다는 점에서 두 팀 팬들의 관심은 신인왕 발표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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