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등 '대출 조이기'…"중소형사 타격 클것"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의 대출 건전성 강화 요구가 점점 강력해지면서 은행권은 물론 증권업계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다.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주요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축소 움직임을 이미 가시화한 가운데, 증권사들의 투자은행(IB) 사업 부문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25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가 증권업계에도 파장을 주고 있다. 선순위 대출기관의 한도 축소 여파로 개발자금 주선을 담당하는 증권사 IB 파트의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일례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날부터 ‘거액대출 취급기준 강화’ 공문을 최근 일선 새마을금고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의 골자는 ‘부동산 PF대출 축소’다. 공동대출 차주별 취급한도를 1000억원 이내에서 500억원으로 축소하면서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비 대출 취급한도도 600억원으로 줄이는 내용이 같이 포함됐다.

새마을금고는 부동산PF 분야에서 존재감이 꽤 큰 편이고,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의 부동산PF 업무와도 연관이 깊은 곳이다. 이번 대출축소 흐름에 따라 캐피탈사들도 ‘부실 PF사업장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등 부동산 PF대출 축소 움직임은 이미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딜의 자금 조달 시점을 내년으로 미루거나, 급하게 다른 자금 조달처를 물색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 국내 주식투자 열풍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모두 좋은 실적을 유지했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 횡보 장세에 진입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은 이미 꺾인 상태다. 지난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코넥스 합산)은 26조 2974억원으로 2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지난 20일까지의 10월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23조 5929억원 수준으로 9월 대비 5.5% 감소한 상태다. 이는 지난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인 42조 1072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주요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또한 연이어 하향조정 되고 있다. 수수료 수익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수익원을 찾지 않으면 내년부터 급격히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동산PF 분야는 지난 몇 년간 증권사들의 IB 업무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업무였지만, 최근 한국은행을 포함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전반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결국 이번 대출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증권사들과 그렇지 않은 곳의 실적 차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경우 중소형 증권사들에 비해 자금조달 루트가 다양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면서 “약 2년간 중소형사들의 약진이 돋보였지만 다시 대형사들과의 격차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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