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바람의 손자'가 '바람의 아들'인 아버지 이종범(LG 트윈스 코치)도 못 해본 기록을 커리어에 올렸는데, 이정후는 사이클링 히트 후 아버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정후는 25일 한화 이글스와 대전 원정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6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4안타가 단타(1회초 우전안타), 홈런(5회초 우월 솔로), 2루타(6회초 좌중간 2루타), 3루타(우중간 3루타)로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

이정후는 프로 데뷔 5년차에 첫 사이클링 히트를 맛봤다. 올 시즌 NC 다이노스 양의지(4월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이어 두번째이자 KBO리그 통산 29번째 사이클링 히트였다.

   
▲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날 4안타를 몰아쳐 시즌 타율이 0.358로 껑충 뛴 이정후는 타격 1위를 굳게 지켰다. 2위 강백호(0.350·KT 위즈)와 격차를 8리로 벌리며 타격왕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데뷔 때만 해도 이정후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스타 이종범의 아들로 더 주목 받았다. 하지만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을 꿰차더니 성큼성큼 성장,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강타자로 자리잡으며 어느새 아버지의 명성에 근접했다. 만약 올해 이정후가 타격왕에 오르면 최초로 '부자(父子) 타격왕'이 탄생하게 된다.

그런데 타격에 관한 각종 기록을 보유한 아버지 이종범도 사이클링 히트는 한 번도 작성하지 못했다.

경기 후 이정후는 "사이클링 히트보다 4안타를 쳐 팀에 필요한 점수를 냈다는 게 더 크게 와 닿는다"며 기록보다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타격을 한 것에 더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피말리는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키움은 이날 이정후의 6타점 활약 덕에 9-4로 승리, 단독 6위로 올라서며 5위 SSG를 0.5게임 차로 추격했다.

또한 그는 "최근 어려웠을 때 아버지가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나조차 나를 믿기 어려울 때 '너는 생각보다 더 대단한 선수'라며 격려해주셨다. 아버지는 위대한 선수고 슈퍼스타지만 내겐 그저 든든한 최고의 아버지"라고 가장 든든한 조력자인 아버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정후는 최근 18타수 무안타의 타격 슬럼프를 겪었는데, 아버지의 조언 이후 3경기 연속 멀티히트(3안타-2안타-4안타)로 완전히 살아났고 사이클링 히트도 작성하며 대를 이은 타격왕을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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