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국적 대형 항공사(FSC)들이 여객 사업을 확대하는 반면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정부 지원 중단으로 무급 순환 휴직에 돌입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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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주기 돼있다./사진=연합뉴스 |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3일부터 인천-하와이 노선 운항을 19개월만에 재개한다. 해당 노선에 대한항공은 주 3회 운항한다. 인천발 시드니·오클랜드 노선에는 이달 중 다시 비행편을 띄우고, 다음달 중에는 현재 주당 2회 다니는 인천-괌 노선은 4회로 증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9개월만에 인천-후쿠오카 정기편 운항을 다시 시작하고, 다음달 중에는 인천-괌 노선에 주당 2회 비행편을 투입한다. 현행 주 1회인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도 2회로 늘린다.
업계는 백신 접종률 증가 추세에 발맞춰 두 항공사가 국제선 운항 확대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와이를 찾은 내국인 여행객은 지난 1월 200여명에 그쳤으나, 최근 월 1000여명으로 확대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외 코로나19 상황 등 제반 조건을 고려해 고객들이 더욱 안전하고 즐겁게 해외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중단 노선에 대한 운항 재개를 지속적으로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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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여객기·화물기에 수출 화물이 실리고 있다./사진=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제공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처럼 여객 사업에 다시 힘을 줄 수 있었던 요인은 다름 아닌 화물 운송 사업의 호조세 덕분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2분기 매출 2조126억원, 영업이익 1936억원을 기록해 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매출 9850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내는 등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949억원으로, 코로나19 속 화물 사업의 위력을 체감케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기업의 재고 확충 수요 증가, 해운 공급 적체로 인한 긴급 물자의 항공 수요 전환 확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여객기 운항 회복 지연에 따른 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 확대 부진 탓에 수요 대비 공급 부족에 따른 운임 강세도 한 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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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비용 항공사(LCC) 여객기들이 서울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
LCC들도 국제선 운항 노선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에어서울은 12월 23일부터 인천과 괌을 오가는 노선에 22개월만에 여객편을 투입한다.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기 위해 A330-300 항공기 도입 임대차 계약을 완료했고, 운용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내년 2월부터 5월까지 해당 기종 3대를 들여온다는 게 티웨이항공 측 설명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항공사들에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이 지난달로 끊겨 LCC들은 전면 무급 순환 휴직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진에어와 티웨이는 지난 1일부터, 에어부산은 이달 중순부터 1월까지 무급 휴직을 시행했거나 할 예정이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은 유급 휴직으로 전환했다가 12월 중 재차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자체 수입으로 유급 휴직을 하겠다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업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LCC들은 최근 수천억원대의 유상증자도 단행했지만 이 마저도 정비 비용이나 항공기 리스료 등으로 빠져나가 먹고살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기간산업안정기금 대출 조건도 기본 7%+α로 까다로운 만큼 LCC들의 '고난의 행군'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시간이 지나 업황이 회복세를 보인다 해도 신형 기재로 무장한 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항공사들이 좌석 공급 경쟁 대열에 이미 낀 만큼 기존 LCC들은 저수익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아보인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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