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주량 112만CGT…대형 컨선·LNG운반선 힘입어 2016년 3월 이후 수주잔량 최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조선업황 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강해지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고부가 선박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을 제치고 연간 글로벌 수주 1위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9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업체들은 지난달 112만CGT를 수주했다. 이는 글로벌 발주량의 절반을 넘긴 것으로, 같은 기간 81만CGT(38%)를 수주한 중국에 14%포인트 앞섰다.
국내 업체들은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진행하면서 중국 조선소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9월의 경우 중국 조선소에서 수주한 척당 단가는 약 700억원이었으나, 한국은 약 2000억원으로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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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2중연료 추진 셔틀탱커/사진=삼성중공업 |
업계는 1~10월 누적 수주에서 중국(1993만CGT)이 한국(1579만CGT) 보다 400만CGT 가량 많은 상황이지만, 대형 선박을 앞세운 한국의 역전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척당 2400억원이 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4척 수주하는 등 3조원 규모의 곳간을 채웠다.
한국조선해양도 3826억원 규모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4척을 수주한 바 있다. 중동 소재 선사가 발주한 이들 선박은 11만4000톤급 대형 LNG추진선으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가스텍 2021'에서 4만㎥급 액화CO2운반선과 대형 암모니아 추진·운반선을 선보이는 등 차세대 그린십 기술력도 강화,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국내 최대 조선해양 전시회(코마린)에 참가해 △차세대 쇄빙 LNG운반선 △고압 2중연료 추진(ME-GI) LNG선 △만재배수량 4만5000톤급 한국형 경항모(CVX)를 소개하는 등 수주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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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사진=현대중공업그룹 |
신조선가 지수가 2009년 6월 이후 12년 만에 150포인트를 돌파한 것도 긍정적이다. 수주확대가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월말 신조선가 지수는 152.28포인트로, 올 1월 대비 20% 가량 인상됐다.
14만㎥급 이상 대형 LNG운반선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주력 선종을 중심으로 글로벌 발주량이 확대되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1~10월 239만CGT(28척) 발주됐던 대형 LNG운반선은 올해 476만CGT(55척), 초대형 유조선(VLCC)은 90만CGT(21척)에서 142만CGT(33척)으로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무역 물동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각국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추진된 데 따른 것으로, 저유가 기조를 벗어난 것도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LCC·LNG운반선·컨테이너선을 비롯한 모든 선종에서 선가가 오르는 등 수익성 개선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강재가 상승과 건조 도크 확보 경쟁 및 친환경 선박에 대한 투자 증가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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