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벤투호가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를 앞두고 있다. 대표팀은 9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로 소집돼 훈련에 돌입했지만 유럽파 주축 선수 3명은 하루 늦게 10일 합류했다. 피로한 상태에서 단 하루만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 괜찮을까.

한국 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8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UAE(아랍에미리트)전을 치른다. 이어 이라크와 6차전 원정경기(한국시간 17일 0시)를 치르기 위해 카타르로 향한다. 이라크전은 이라크의 국내 정세 불안으로 중립지역인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9일 대부분의 선수들이 NFC에 입소해 가볍게 몸을 풀었고, 9일에는 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손흥민(토트넘), 김민재(페네르바체), 황인범(루빈 카잔) 등 유럽파 3명은 9일에야 한국에 도착했다. 지난 주말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고 나서야 귀국길에 올랐기 때문에 대표팀 합류가 하루 늦어졌다.

쉴 틈도 없이 10일 하루 훈련하고 UAE전에 나서야 하는 강행군이다.

   
▲ 대표팀에 하루 늦게 합류한 손흥민(왼쪽)과 김민재, 황인범. /사진=대한축구협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손흥민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A매치가 열릴 때마다 이런 무리한 일정을 계속 소화해왔다. 친선경기의 경우야 승패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은 대표팀이 최상의 전력으로 나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기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이번 2연전의 경우, 이전과는 또 상황이 조금 다르다. 공수 모두 핵심 선수 중 한 명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벤투호의 유일한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와 수비의 한 축이었던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부상으로 빠졌다.

손흥민의 경우 황의조가 없는 대표팀에서 역할이 달라질 수 있고, 황의조 대체 공격수로 출전이 예상되는 선수(조규성 유력)와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도 있다. 김민재 역시 김영권 없이 수비라인을 이끌기 위해서는 다른 수비수들과 발을 잘 맞춰놓아야 한다.

황인범도 지금까지 벤투 감독의 전술을 감안할 때 피로도와 상관없이 선발 미드필더로 출전이 예상된다.

지각 합류한 손흥민, 김민재, 황인범은 장거리 비행과 시차로 인한 피로를 회복할 시간도 없이 동료들과 함께 전술훈련을 딱 하루만 하고 UAE전에 출격해야 하는 상황이다.

UAE 대표팀은 지난 6일 입국해 한국전 대비 훈련을 해왔다. 한국의 홈경기지만, 훈련 기간만 놓고 보면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의 이점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들은 늘 그래왔듯 투지로 중무장해 체력과 컨디션 문제 등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8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힘든) 상황에 대한 해결책은 없다. 선수들 대부분이 소속팀에서 경기를 치른 직후 대표팀에 합류했는데, 최대한 몸 상태를 회복해서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행군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을 아쉬워했다.

황의조, 김영권의 공백과 관련해서는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을 찾을 것이다. (대체 투입될) 선수들을 믿는다.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인 대비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국은 현재 2승2무(승점 8)로 이란(3승1무·승점 10)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해 있다. 올해 마지막 최종예선인 이번 2연전에서 승점 6점을 벌어둬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위해 순탄한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중요한 2연전을 최상의 멤버 구성을 못하고, 소집된 선수들조차 최상의 컨디션을 보장하지 못한 채 치르게 됐다.

그나마 이번 UAE전은 최종예선 들어 처음으로 관중 100% 입장이 허용된다. 관중석을 가득 메울 팬들이 12번째 선수가 돼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줘야 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