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대비로는 여전히 수익권…매도세 '외국인' 중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신규상장(IPO) 시장 최대어로 손꼽히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상장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일 대비 20%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외인 매도세에 거센 가운데, 일각에선 코스피200 조기편입이 주가 회복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단, 코스피200에 편입될 경우 공매도 대상이 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 코스피 상장식에서 참석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주가가 상장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는 결국 15만원 선까지 무너졌다. 10일인 이날 오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약 3% 상승하며 15만원 이상으로 올라갔지만, 그동안 하락한 낙폭을 감안하면 그리 큰 상승세는 아니다. 

물론 현재 하락한 주가도 공모가인 9만원 대비로는 60%가 넘는 수익권이다. 그러나 상장 이후 하락세의 질적 측면을 관찰해 보면, 앞으로의 주가 상승을 쉽사리 낙관할 수 없는 몇 가지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게 시장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의 하락세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외국인은 상장 첫날에만 1979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상장일부터 지난 9일까지 팔아치운 물량은 총 3013억원어치에 달한다.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906억원, 396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인이 던진 물량을 받아낸 모습이다.

특별히 주가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할 만한 호재가 올해 안에는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로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가 목표로 했던 손해보호사 연내 설립 등의 청사진이 현재 불투명해진 상태다. 심지어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픈마저 내년 상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나마 한 가지 이슈가 있다면 오는 23일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 지수에 조기편입될 가능성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중순에 주가지수 변경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에서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에 편입될 경우 지수를 추종해 들어오는 간접투자(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이 카카오페이의 코스피200 지수 신규 편입을 예상한 상태다. 

단, 코스피200 편입에는 한 가지 ‘대가’가 존재한다. 지수 편입과 함께 ‘공매도’ 대상이 된다는 점이 바로 그렇다. 안 그래도 현재 카카오페이의 매도 물량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것이 많은데, 공매도까지 가능해질 경우 주가 하락요인이 더 많아지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초반이라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제각각이고,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카카오페이 주가에 영향을 준 모습”이라면서 “코스피200 편입 이외에도 ‘마이데이터’ 도입 또한 카카오페이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