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삼성전자가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유럽지역의 터줏대감인 독일 가전업체 밀레의 독주 체제를 막았다.

밀레는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업체도 1% 미만 점유율을 기록할 뿐이었다.

▲ 삼성전자 크리스털 블루 도어 드럼세탁기 WW9000/사진=삼성전자 제공

11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5%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앞서 2013년 삼성전자는 1%에도 못 미치는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단숨에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밀레에 이어 확실한 2위로 부상했다.

1위인 밀레의 점유율은 2013년 94%에서 지난해 83%로 11%포인트 떨어졌다. 밀레의 점유율 하락분 이상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올라갔다.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의 변화를 일으킨 제품은 삼성전자의 ‘크리스털 블루 도어 드럼세탁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유럽 지역을 시작으로 크리스털 블루 도어 드럼세탁기 시리즈를 전 세계 시장에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품 인지도 향상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유럽 ‘패션위크’ 패션쇼에 협찬하는가 하면 밀라노의 특급 호텔인 ‘포 시즌’ 특별전시, 파리의 ‘베아쉬베(BHV) 백화점’ 단독 쇼케이스, 유명 일러스트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전시 등을 통해 삼성 세탁기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었다.

삼성 세탁기는 스웨덴과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 각국 주요 소비자 평가지에서 잇따라 세탁기 부문 평가 1위를 차지하며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에 문을 열었다.

전자제품 전문 매거진인 영국 ‘엑스퍼트 리뷰’(Expert Reviews)와 프랑스 ‘레 뉘메리크’(Les Numeriques)로부터는 별 5개 만점을 받았다.

특히 크리스털 블루 도어 시리즈는 출시한 지 불과 7개월만에 전 세계 시장에서 2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앞서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인 윤부근 대표는 “지난해 세탁기 부문에서 처음으로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섰다”며 “올해는 최대 150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크리스털 블루 도어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급부상 하면서 올해 최대 1500만대의 세탁기를 판매하겠다는 삼성전자의 목표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한편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리스털 블루 도어 드럼세탁기는 지난해 국제가전박람회(IFA)를 앞두고 발생한 ‘세탁기 파손’ 사건의 대상이 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