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구조 '질적 측면' 변화…IB‧WM 분야 비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증시 흐름이 다소 부진했던 지난 3분기까지 국내 증권사들은 호실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질적 측면에서 보면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투자은행(IB) 비중이 늘어나는 등 변화도 감지된다. 증권가는 내년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는 한편, 오히려 이제부터가 각 기업의 ‘진짜 실력’이 드러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호실적이 올해 3분기까지는 문제없이 이어졌다. 12월 결산법인 52개 증권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조63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4134억원) 대비 73% 증가한 것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주식투자 열풍으로 이어졌던 작년의 흐름이 지속된 결과다.

특히 올해의 실적 흐름은 내년부터 펼쳐질 증권사들의 수익구조에 대한 ‘예고편’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2조9407억원이었던 증권사들의 순익은 2분기 2조2103억원으로 무려 24.8% 감소했다가 3분기에 다시 2조4829억원으로 12.3% 늘어난 모습이다.

이는 지난 2분기 증시거래대금이 줄면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결과다. 상위 20개 증권사 중에서 16개사의 순익이 감소했다. 이후 3분기 들어 다시 실적이 호전된 것은 IB 분야와 자산관리(WM) 부문의 퍼포먼스 덕분이다. 이 두 부문은 국내 증권사들 대부분이 ‘미래의 먹거리’로 강조하고 있는 것들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증시 거래대금이 작년과 올해 수준으로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도 국내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상반기 26조8000억원에서 3분기 26조2000억원, 4분기 현재 20조8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 증권사들로서는 브로커리지 외에 IB와 WM 등 다각화된 수익원을 다각화해야 하는 ‘진검승부’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이미 대형 증권사들은 수익구조 다변화에 어느 정도 진도를 나간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은 1521억원으로 직전분기보다 10.58% 감소했지만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호조로 IB를 비롯한 기타 수수료 수입이 전분기보다 26.6% 급증했다. 

이밖에도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일제히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부분을 IB 부문 수익에서 보전하는 방식으로 올 한 해를 보냈다. 내년부터는 이 패턴이 더욱 강화돼 작년과 올해 동안 다양한 수익구조를 정비한 회사들과 그렇지 못한 증권사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어느 정도 수준의 거래대금은 유지되겠지만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IB와 WM 부문에서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