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매수 우위…SK하이닉스 등에 '관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1조원 가까운 규모로 주식 순매수에 나섰다. 한 달 만에 순매수로 포지션을 바꾼 외인들의 투자 흐름이 박스권 횡보 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 사진=연합뉴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모처럼 외국인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들은 약 한 달 만에 순매수로 태세를 전환한 상태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총 1조55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10월 외인들은 무려 3조8731억원어치를 순매도한바 있지만, 11월 들어 달라진 포지션을 나타내고 있다. 이 기조가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월별 순매수세를 보이게 된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순매수 금액이 아직 11월 중순임에도 지난 4월(3857억원)과 9월(1조934억원)의 수준을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인들이 특히 관심을 보인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다. 외국인들은 지난 9월부터 SK하이닉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조5426억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 주식을 팔아치웠던 외인은 9월과 10월 각각 4716억원, 190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달라진 양상을 나타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SK하이닉스 매수세로 이어진 모습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와 같은 외인 매수세가 과연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인지로 모아진다. 특히 유럽을 비롯한 각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다시금 악화되는 양상을 나타내면서 ‘위드 코로나’ 상황으로의 이행은 기대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우려 또한 여전히 부각되고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외국인 순매수세가 국내 증시 뿐 아니라 대만, 인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 아시아 증시 전반에 걸쳐서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국가에 한정된 움직임이 아니라는 것은 외인들의 포지션 변화가 지속적인 흐름일 수 있다는 기대와 연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2년 증시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까지 글로벌 경기‧물가 부담 속에 코스피 실적 불안, 달러 강세가 전개되면서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내년 2/4분기 이후 글로벌 매크로 환경 변화와 달러 안정이 맞물릴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스탠스 변화는 빨라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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