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익 800억원 규모 전망…ECH·가성소다·암모니아 등 주력 제품 판가 반등 영향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롯데정밀화학이 원재료값 상승과 물류비 부담에도 업황 강세에 힘입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은 올 4분기 매출 5000억원·영업이익 800억원 규모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에만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거뒀다. 하지만, 추정치대로 라면 분기 기준 최대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롯데정밀화학 공장/사진=롯데정밀화학

이는 주력 제품의 가격이 인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말 톤당 350달러 수준이었던 국내 암모니아값은 지난달 550달러선으로 높아졌고, 같은 기간 에폭시 부원료(ECH)는 역내 정기보수 등 공급부족에 힘입어 2250달러 안팎에서 300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가성소다는 600달러 전후를 오가고 있으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비싸졌다. 환경규제로 중국의 생산량이 하락하고 역내외 니즈가 증가하는 등 우호적인 수급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물류 차질 완화로 셀룰로스부문 운송비가 절감되는 등 수익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환경규제가 지속되면서 암모니아·가성소다가 견조한 수준의 판가를 유지하고, 그린소재사업부문도 생산력 확대 및 수요산업 회복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 및 호주와의 갈등으로 빚어진 중국 내 석탄 수급 문제도 실적 향상에 도움을 줄 요소로 꼽힌다. 업계는 탄소중립 드라이브와 석탄값 급증으로 석탄기반 설비들의 가동률 하락 및 퇴출이 이어질 경우 ECH·가성소다·초산·요소수 공급 부담이 축소되는 등 제품값 안정화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동절기 진입으로 난방 수요가 증가하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대기질을 정화하기 위해 화력발전을 감축하는 등 전력 수급을 악화시킬 이슈가 많다는 것도 호재로 언급된다. 전기요금 급등으로 중국 내 석탄 기반 설비들의 경쟁력이 하락,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에서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롯데그룹


롯데정밀화학은 친환경 셀룰로스계열사업에 1800억원을 투자하는 등 미래먹거리 육성도 가속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메셀로스(시멘트 첨가제)·애니코트(의약용 식물성 캡슐 원료) 공장을 증설한 바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식의약 공장을 증설, 2000톤의 생산력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대체육 시장 및 의약용 코팅제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대체 단백질 소비는 지난해 1300만톤 수준이었으나, 건강·환경·동물복지를 비롯한 이슈와 맞물려 2030년 6500만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경제 확산에 힘입어 그린 암모니아 사업 경쟁력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9만3000톤 규모의 저장능력을 토대로 국내 암모니아 시장을 70% 가까이 점유한 기업으로, 포스코가 해외에서 생산한 뒤 HMM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운영하는 선박으로 통해 도입된 암모니아를 벙커링하는 사업에도 참여했다.

전력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카본프리 친환경 암모니아 발전기술 R&D'에도 동참, 대규모 암모니아 연료 공급을 위한 구축망을 마련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린소재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지난해 1조20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 규모를 2030년 5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라며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 당국과 그린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이 탄력을 받는 것도 암모니아 사업을 지원사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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