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CA 컨테이너 활용, 딸기 부패율 50% 줄고 포도 3주간 ‘싱싱’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딸기, 포도 등 국내산 농산물을 지금보다 더 신선하게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9일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CA(Controlled atmosphere) 컨테이너를 이용해,농산물 수출에 나선다고 밝혔다.

   
▲ 농촌진흥청과 수출관계자가 8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국내최초 CA컨테이너활용 신선농산물 선적 기념식을 열고 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농진청


CA는 저장고 내부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호흡 및 부패 억제를 통해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술을 말하며, CA 컨테이너는 온도, 습도를 비롯해 산소, 이산화탄소, 에틸렌 등 대기 환경을 조절하는 CA 저장 기술을 농산물 수송 컨테이너에 적용한 것이다. 

농진청은 컨테이너 안에 관련 설비를 고정해, 이동 중에도 작물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이미 변질되기 쉽고 물동량이 많은 바나나, 아보카도 등을 장거리 수송하는 데 CA 컨테이너를 이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농산물 수출량이 늘고 장거리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이번 기술 적용을 시도하게 됐다. 

농진청은 오는 10일 부산항에서 수출 효자 품목인 딸기와 샤인머스켓, 방울토마토, 새송이버섯, 고구마 등을 배에 실어 홍콩으로 시범 수출한다. 농진청은 앞서 지난 8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선적 기념식을 열었다.

CA 컨테이너 내부 환경은 수송 중 작물 호흡을 억제하고 부패균이 자라지 못하도록 온도 4도(℃), 산소 농도 5%, 이산화탄소 농도 12%로 설정했다.

내부 조건은 딸기 품목에 알맞지만, 여러 품목의 혼합 수출이 많은 국내 상황을 고려해, 혼합 가능한 품목을 함께 실어 보낼 계획이다.

이외에도 농진청은 다양한 품목으로 CA 컨테이너 모의 수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딸기는 10일간 모의 수송 후 부패율이 일반 컨테이너 수송보다 50% 이상 낮았고, 복숭아는 3주 후에도 초기의 단단함이 유지됐다. 

포도와 버섯은 3주, 5주간 모의 수송 후에도 품질이 잘 유지돼, 유럽 등 장거리 수송에도 기술 적용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번 수출에 참여하는 수출업체 임재화 씨는 “선박 수출로 농산물 신선도가 유지된다면 저렴한 물류비로 대량 수출이 가능해지므로, 이번 결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홍운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장은 “한국의 농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CA 컨테이너 도입으로 우리 농산물의 품질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수출국 다양화 등 수출 확대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농진청은 CA 컨테이너를 활용해 전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세중해운과 ‘CA 컨테이너 활용 수출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술이 현장에 빠르게 보급·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물류 서비스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주요 수출 품목을 단일 또는 혼합 선적하는 최적의 조건을 확립하고,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간 개발한 기술과 접목한 복합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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