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흐름 맞춰 증권사들도 연이어 조정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적으로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거래시 책정하는 이자율 인상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여론과 당국의 압박으로 이자율 인상에 쉽사리 나설 수 없었지만,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 증권사들의 이자율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미뤄왔던 ‘이자율 인상’에 나서는 분위기다. 통상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지금까지 가산금리에는 큰 변동이 없었으나, 기준금리에 활용하는 CD나 기업어음(CP)이 최근 빠르게 상승하면서 증권사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도 함께 오르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00%로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일선 증권사 중에서 우선 NH투자증권은 오는 30일 매수 체결분부터 신용융자이자율을 0.4%포인트 올리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융자 기간이 16일 이상일 경우 이자율이 연 9.3%에서 9.7%로 높아진다.

단, 투자자들의 이용이 많은 16일 이하 단기 신용매매에 대해서는 일단 기존 이자율을 유지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NH투자증권은 신용융자 금리를 16~30일 기간 신용매매의 경우 이자율을 7.2%에서 7.1%로 10bp 내렸던 터라 이번에는 0.4%로 인상폭을 다소 크게 잡았다.

DB금융투자의 경우는 지난 1일부터 신용융자이자율을 이미 올린 상태다. 각 기간 별로 1~7일인 경우 기존 5.2%에서 5.5%, 8~15일은 6.2%에서 6.5%, 16~30일은 7.2%에서 7.5% 등 0.3%포인트씩 인상했다.

메리츠증권은 기간과 관계없이 신용거래융자율을 0.11%포인트씩 일률적으로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기존 1.3%에서 1.4%로 높아졌고, 가산금리는 기간별로 0.01%씩 올랐다. 1~7일 이자율은 기존 5.67%에서 5.78%, 8~15일 이자율은 6.67%에서 6.78%로 올라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들 외에 다른 증권사들도 이자율 인상 움직임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히 빚을 내서까지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부담도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이미 지난 9월 25조65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이자율 인상을 전후로 거래 규모는 22조~23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아직은 이자율을 올린 증권사들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인상 흐름이 시작된 만큼 연이어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소 줄었다고는 하나 ‘빚투’ 규모가 여전히 큰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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