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준석 후속 조치에 “사퇴함으로써 일단락” 마침표
총괄상황본부 역할 강화, 사실상 ‘김종인 원톱’ 체제로 재편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이 사상 초유의 ‘당 대표 없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로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에 절대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은 그은 상황에서 선대위 전면에 나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사퇴’로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이 대표의 사퇴와 관련한 후속 조치에 대해 "이 대표 사태는 어제 사퇴함으로써 일단락됐다고 판단한다"며 "정치인이 국민 앞에 선언하면 그걸로 받아들이는 것이 관행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선대위 사퇴 이후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선거에서 개별적인 사람에 따라 한 세대가 따라가고 안 따라가고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대한민국을 어떤 방향으로 끌어갈 것인가 비전이 제시되면 모든 세대가 거기에 동조해 따라가는 것이지, 특정 세대가 어떤 특정인을 보고 하는 것이 투표 성향이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주재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제5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2021. 12. 23./사진=국민의힘 제공

이는 이번 대선에서 역대 보수 정당의 취약점인 ‘2030세대’의 지지율 확보라는 이 대표의 역할론을 사실상 부정한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과 윤 후보가 선대위를 이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선대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에게 당 대표로서의 충실한 역할 수행을 당부한 것은 사실상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이 선대위를 이끌고 대선을 치르겠다는 의미”라며 “이 대표도 ‘선대위에 절대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모두가 납득할 만한 명분을 찾기 전에는 복귀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선대위의 운영 난맥상이 드러난 만큼 효율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의 선대위 내 ‘강한 그립’에 공감대를 표시한 만큼 확실한 개선 동력도 확보했다.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은 선대위 개편 방향에 대해 “논의 구조나 협의가 체계적으로 안 됐던 게 사실”이라면서 “구체적으로 조직을 움직이는 것보다는 운영에 효율성을 기하면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우선 최종의사조정기구인 '일일조정회의'를 신설한다. 임 본부장과 권성동 사무총장 겸 총괄지원본부장이 공동 운영하는 기구로, 하위 6개 본부와 직능의 의견을 취합·조정해 하나의 메시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일일조정회의는 6본부장과 총괄상황본부 상위 기구로 설치된다. 임 본부장은 "6본부장과 총괄상황본부는 수평적 협력조직"이라며 "기능상 이를 총괄하고 방향을 정해서 선후 완급을 가리는 것은 일일조정회의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체계적으로 논의가 안 된 상태에서 일이 진행되다가 이제 한 테이블에서 함께 논의하는 구조로 업무 방식이 바뀌었다"며 "일일조정회의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유기적인 업무 체계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대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총괄상황본부와 임 본부장의 역할이 강화됐다는 것은 그만큼 김 위원장의 입김이 커진다는 의미”라면서 “이 대표의 사퇴를 계기로 사실상 선대위는 ‘김종인 원톱’ 체제로 재편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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