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 국회의원 3선 초과 금지 등 7대 개혁 과제 제안
민주당 "이번 주 내 협상 하겠다"며 협의 나설 뜻 보여
당내, 3선 금지·열린공천제 반대 여론은 넘어야 할 산
[미디어펜=이희연 기자]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7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이 지지층 총결집을 통해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율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3선 금지 등 열린민주당이 요구한 통합안에 대한 당 내 일부 반대는 넘어야 할 산이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22일 민주당과의 통합 조건으로 국회의원 3선 초과 금지·검찰 수사권 폐지·비례대표 열린공천제 당헌 제정을 포함한 '7대 개혁 과제'를 제안했다.

정봉주 전 의원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당의 지상 과제는 대선 승리이고 모두 이 목표에 복무해야 한다"며 "하지만 묻지마 단결, 무작정 통합, 산술적 합당은 의미 없다"고 못박았다. 

열린민주당의 이같은 요구는 앞으로 진행될 민주당과의 통합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거대 정당인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약한 모습보다는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도 깔려있다. 

   
▲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7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경기도 지사(사진 좌측)가 10월 6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대담하는 모습./사진=유튜브 공식채널 '열린민주당TV' 제공

정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통합 제안을 받은 뒤 깊게 고민하고 활발하게 토론을 벌여왔다"며 "위 개혁 과제 가운데 정치 관련 의제를 다룰 당 내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는 열린민주당과 민주당이 공동위원장을 포함해 5대 5로 구성하자"고 요청했다. 

3선 초과 금지 규정에 대해서는 "지역구·비례대표 등을 모두 포함해 3선 제한을 하자는 것"이라며 "지금 즉시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권 폐지와 관련해서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로 수렴될 수도 있다"며 "중수청이 설치되면 (검찰이 가지고 있는) 6대 중대범죄도 (중수청이) 실질적으로 가져가게 돼 검찰 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열린민주당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법률 제정 △포털의 뉴스 편집·배열 금지 법안 처리 △교사·공무원 근무시간 외 정치기본권 보장법안 처리 △부동산 불로소득 방지를 위한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도 주요 개혁 과제로 제안했다. 

열린민주당의 이같은 제안에 민주당은 즉각 화답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7개 과제 제안을 환영하고, 취지에 동의한다"며 "진지하게 검토해나가겠다. 빠른 시일 내 합당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민주당도 당원들 의견을 묻고, 중앙위원회 표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번주 내에 협상을 진행하고 다음주에는 당헌·당규 관련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번 조건을 받아들여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르면 이달 안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하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정 의원은 연내 합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는 29일에서 30일까지 이뤄질 전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열린민주당이 제안한 7대 과제 가운데 동일 지역구·비례대표 국회의원 '3선 초과 금지' 등 일부 과제에 대해서는 당 내 일부 의원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최종 협상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23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합당이나 개혁의 큰 틀에서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금지’ 원칙을 소급 적용하는 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대 입장 밝혔다. 

반면,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재선 이상이신 분들의 반대가 있는 것은 맞지만 국민들이 보기에 기득권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들을 좀 내려놓기 위해 민주당 내에서도 '동일지역 3선금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당내 혁신특위에서 이 부분을 논의하고 있으니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23일 저녁,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함께하는 '열린민주당 당원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열린민주당 당원들을 비롯해 최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 합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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