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스즈키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5년 만에 결승에 올라 사상 첫 대회 우승에 도전하게 된 인도네시아는 경사를 맞았지만, 한 선수의 비매너 행동이 흠집을 남겼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은 25일 밤(한국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 'AFF(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2020' 준결승 2차전에서 전·후반 90분을 2-2로 비긴 뒤 연장 2골을 넣어 4-2로 이겼다. 1차전에서 1-1로 비겼던 인도네시아는 합계 스코어 5-3으로 싱가포르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싱가포르 선수가 3명이나 퇴장을 당하는 등 상당히 거칠게 진행된 경기에서 인도네시아는 어쨌든 이겼고, 신태용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으며 동남아 축구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다.

축하받을 만한 일이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있었다.

   
▲ 사진=스즈키컵 홈페이지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에서 뛰는 인도네시아 주장 아스나위가 상대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도발적인 행동을 했다. 인도네시아가 수적 우세에도 경기를 압도하지 못하고 2-2로 맞서고 있던 후반 44분 싱가포르가 결정적인 찬스를 얻어냈다. 인도네시아의 아르한이 무리한 태클로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

남은 시간을 감안할 때 싱가포르가 골을 넣으면 거의 결승골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파리스 람리의 슛을 나데오 아르가위나타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막아냈다. 인도네시아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기는 순간이었다.

골을 넣지 못한 람리가 얼굴을 감싸쥐며 절망하고 있을 때, 아스나위가 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뭔가 얘기를 건넸다. 중계 화면에 잡힌 그의 입모양을 볼 때 "댕큐(Thank you)"라고 말한 것처럼 보였다.

도발이었다. 아스나위가 이 때 할 수 있는 행동은 멋진 선방을 한 골키퍼를 격려하거나, 위기를 넘겼으니 주장으로서 빨리 동료들을 독려해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 것이었다.

상대를 자극하는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됐다.

아스나위는 그라운드에서 부지런하고 빠른 스피드를 갖췄으며 발재간도 좋아 K리그2에서 활약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아스나위가 22살밖에 안됐지만 주장을 맡겼다. 아스나위는 의욕 과잉으로 불필요한 도발 행위를 해 옥에 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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