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 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한 그릇에 담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새 해 첫 날을 '설날'이라고 한다. 그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와 '한국세시풍속사전'에 따르면, 설날의 어원으로는 '낯섦'을 뜻한다는 설, '선날' 즉 시작을 의미한다는 설, '삼가다'의 옛 말인 '섧다'에서 유래해 '삼가고 조심하는 날' 이라는 설,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점에서 나이를 세는 '살'이 '설'이 됐다는 설 등 다양한 얘기가 있다.

예로부터 설날 아침에는 떡국을 끓여 조상들께 차례를 지내고, 온 가족이 나눠 먹었다.

   
▲ 떡국/사진=한식진흥원 제공


떡국은 정초 사례와 세찬에 빠질 수 없는 것으로, 새해 첫 음식이기에 윗 어른이 아랫 사람에게 나이를 물을 때 '떡국 몇 그릇 먹었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떡국에 '나이를 더하는 떡'이라 하여 '첨세병'이라 부른 것도, 이런 연유에서 나왔다.

설날 떡국은 진한 양념을 피하고 하얗게 끓여내는 데, 흰색에서 느껴지는 의미를 음식에 투영하려 했던 선조들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 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도 하는데,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 태양의 광명을 상징하는 흰 빛을 신성하게 여겨, 자랑스럽게 입던 것에서 나온 풍습이라고 전한다.

떡국 역시 고대의 태양숭배 신앙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새해의 첫 날이므로, 밝음의 표시로 흰 떡을 사용한 것이고, 둥글게 빚어 동전 모양으로 썰은 것도 태양의 둥근 모양을 본뜬 것이라는 해석이다.

본래 떡은 제사에 쓰이던 신성한 음식이므로, 이를 국으로 만들어 나눠 먹는 것은 신성함을 일상에 투영한 것이라는 얘기다.

떡국은 지역마다 다른 재료들과 만나, 향토성이 짙다.

바다와 면한 경상남도 지역에서는 매생이, 굴, 새우, 조개 등을 넣은 바다 향 짙은 떡국을 맛볼 수 있고, 강원도에서는 특산품인 '초당두부'를 넣은 떡 만둣국이 설 차례상에 오른다.

제주도에서는 모자반을 넣어 시원한 '몸떡국'을 해 먹고, 전라도에서는 토종닭을 간장에 조린 '닭장'으로 국물을 내, 타지 쇠고기 육수와는 다른 감칠 맛이 있다.

충청 지역은 떡 대신 수제비를 떡 반죽처럼 뜯어 육수에 넣고 끓이는, '날떡국'이 유명하고, 개성과 황해도는 조롱박 모양의 '조랭이떡국'이 있다.

설날 온 가족이 배불리 먹고도 남은 떡을 정월 대보름 날 다시 꺼내 먹는 풍습도 있다.

정월 대보름날 한 해의 복을 얻기 위해, 설에 만들어 놓았던 떡을 먹는 전통이 강원도와 전북 산간 지역에 전해 내려온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