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보험사도 탈모 보험 관심…미용 목적·도덕적 해이 방지 어려움 등 출시 걸림돌 많아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탈모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보험업계에 큰 반향이 일고 있다. 

민간 보험사에선 그동안 미용 목적의 치료는 보장이 불가하는 등의 이유로 탈모 보험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후보의 공약에 민간 보험사에서도 탈모 보험 출시를 위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 사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유튜브 캡처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탈모'를 보장하는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DB손보 관계자는 "현재 탈모 관련 상품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며 "유전적 특성 등 복합적인 부분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수준으로 구체적 협의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타 대형보험사들 역시 탈모와 관련한 소액 특약 상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모든 탈모에 대한 보장을 하는 단독 상품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항암치료 등으로 인해 생긴 탈모 등 질병에 대한 특약 형태의 소액 상품 출시에 대한 검토는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기준 대형보험사 가운데 탈모를 보장하는 단독 상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보험사들은 다양한 이유로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었다. 

◇미용 목적도 보장이 되나요?…성형·예방접종도 보장 안돼

우선 외모 개선 목적의 미용과 성형, 예방접종 등 비(非) 치료 목적의 의료비는 실손의료 보험에서 보상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탈모는 미용 목적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으로도 보장이 되지 않는다.

유전성 탈모나 노화로 인한 탈모는 보장하지 않는다. 보험 상품이 개발되기 위해선 예측할 수 없고 우발적인 외부 요인으로 인해 우연히 발생하는 사고여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유전성, 노화로 인한 탈모는 해당 조건에 충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원형 탈모 등 환경 요인에 의한 탈모나 지루성 피부염 등 질병이 원인인 탈모의 경우 원칙적으로 건강보험에서 치료비를 보장하고 있지만 질병 요인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탈모의 경우 삶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다고 보고 있다"며 "미용 목적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 출시는 앞으로도 불가능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험금 누수, 역선택 어쩌나…도덕적 해이 방지하기 어려워

탈모 보험의 경우 의료 현장을 보험사가 직접 관리·감독할 수 없다는 점 역시 상품 출시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탈모 보험이 출시될 경우 의료 현장에서 단순한 미용 목적의 치료가 일부 가입자와 의료계의 도덕적 해이로 질병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같은 도덕적 해이를 보험사가 잡아낼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데 있다. 

실제 업계 관계자들은 탈모 보험 출시가 현실화 될 경우 보험금 누수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탈모 보험의 경우 리스크 관리가 극도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과잉진료에 대한 보험금 누수와 보험금을 의도적으로 타내는 역선택 등으로 보험 상품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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