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최초 VBA 가입…지주사 통한 그룹 ESG 전략 수립·사회적 임팩트 창출 모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포스코그룹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With POSCO)'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가운데 ESG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글로벌 철강사 최초로 '밸류 밸런싱 얼라이언스(VBA)'에 가입했다. 2019년 출범한 VBA는 ESG 성과를 화폐가치로 측정하고, 이를 회계에 반영하는 표준 개발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기업 연합체다. 독일 바스프(의장사)를 비롯해 BMW와 보쉬를 비롯한 24개사가 회원사로 활동 중으로, 국내에서는 SK 등이 가입했다.

   
▲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는 2019년부터 기업시민 실천 성과를 화폐가치로 측정·관리하고 있으며, 지난해 비용·수익·탄소 배출량·탄소 감축 성과 등 4개 분야에서 환경과 기업 활동이 상호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최정우 회장 취임과 함께 선포된 기업시민은 '사회에서 시민이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듯 기업도 사회에 대해 기여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Green With POSCO(탄소중립)'과 'Together With POSCO(동반성장)' 등 5대 브랜드를 정립하고, 유지·보수·운영(MRO) 전문업체 엔투비를 통해 '좋은친구'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자재 구매대행 서비스로 발생하는 수익금을 재원으로 고객사와 함께 탄소저감 및 지역사회 환경개선 등 ESG 활동을 벌이는 것을 프로그램이다.

포스코는 이번 가입을 계기로 글로벌 ESG 표준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기업시민가치 측정체계를 철강업계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VBA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ESG 공시 기준 제정에도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변혁 뿐만 아니라 산업생태계 혁신과 사회적 임팩트 창출 및 조직문화 변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고, 자원과 역량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2050 탄소중립 추진 및 산업 보건 관리 조직도 만들고, 저탄소공정연구소·탄소중립전략그룹·전기로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가 그룹의 ESG 전략을 수립하고, 보건기획실을 중심으로 작업자 위생 관리와 질병·감염병 방지 및 유해인자 차단 등 구성원들의 건강도 케어하기로 했다.

   
▲ 수소 환원반응(위)·일산화탄소 환원반응/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는 아시아 철강사 최초로 '2050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최 회장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창립을 주도하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탄소중립이 실현되려면 기업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위해 '하이렉스(HyREX)' 데모 플랜트도 구축했다. 이는 석탄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대신 그린수소를 사용해 철광석에 포함된 산소를 분리시키는 기술이다. 철광석과 수소를 유동환원로에 넣어 환원철(DRI)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에서 정제한 쇳물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이산화탄소(CO2) 발생량을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출 수 있지만, 폭발성이 높은 수소를 고온에서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용 수소의 단가가 현실화되고, 해외수소 도입을 비롯한 공급망 구축 등도 필요한 상황이다. 

천문학적인 비용도 걸림돌로 꼽힌다. 포스코는 필요 전력의 60% 이상을 부생가스 발전으로 조달하고 있으나, 수소환원제철은 부생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모든 전력을 태양광·풍력을 비롯한 외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포스코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토대로 국내 업계가 68조5000억원 상당의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은 생산과정에서 CO2가 적게 나오는 금속 소재지만,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제도 등 각국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친환경·상생을 비롯한 ESG 관련 니즈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업시민 브랜드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도 다진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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