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도 내달부터 가격체계 개편... 지역대행업체 “기본배달료 인상 시간문제”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민주노총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이 기존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로 배달요금 산정기준을 변경키로 합의함에 따라, 자영업자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로고./사진=각사 제공


배달요금 산정기준 합의에 따라, 앞으로 자영업자가 배민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료는 675m 미만 구간은 3000원, 675m~1.9㎞ 구간 3500원, 1.9㎞ 이상에서는 3500원에 더해 100m당 80원의 추가요금이 붙는다.

종전 직선거리 기준에서는 500m 미만 3000원m, 500~1.5㎞ 구간은 3500원, 1.5㎞ 초과인 경우는 3500원에 500m당 500원 추가였다. 

배민의 이번 배달 요금체계 개편은 근래 쿠팡이츠 등 단건 배달로 인한 라이더 확보의 어려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일부 지역 배달대행업체(바로고 등)에서는 올해부터 기본배달료 자체를 올리거나, 라이더에게 추가적인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면서 라이더 모시기에 혈안이다.

또한 이번 배민 합의에서 당초 노조가 요구한 기본배달료 인상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이 역시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대전 동구서 6년째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 모씨는 “겨울인 점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라이더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오토바이 렌탈료를 줄여주고, 타 대행업체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사람이 없어, 직접 배달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올라간 배달료는 결국 소비자가 지불하게 될 몫”이라면서 “지금은 각 지점에서 총 배달건수 등에 따라 기본배달료가 다르게 책정돼있지만, 전국적으로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의견을 내놨다.

자영업자들도 한숨이 늘긴 마찬가지다. 배민의 배달요금 산정기준 변경 뿐 아니라, 단건 배달을 가장 먼저 시작한 쿠팡이츠 역시 프로모션이 종료됨에 따라, 올해부터 배달비 체계가 변경되면서다.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서비스 출시부터 수수료 1000원에 배달비 5000원을 받는 프로모션을 진행해왔지만, 오는 2월 3일부터 △수수료일반형 △수수료절약형 △배달비절약형 △배달비포함형 등 총 4가지 요금제를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수료 일반형의 경우 중개수수료 9.8%에 배달비 5400원, 수수료 절약형은 수수료 7.5%에 배달비 6000원, 배달비 절약형은 수수료 15%에 배달비 2900원, 배달비 포함형은 수수료 29%에 배달비는 없다.

새롭게 내놓은 배달요금 개편에 대해 쿠팡이츠 측은 ‘수수료 인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수수료 15%에 배달비 6000원이었던 서비스 출시 당시 세운 요금체계와 비교하면서다. 

하지만 지난해 쿠팡이츠의 건당 평균금액이 3만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배달비는 1만원에 가까워 지면서 실질적으로 업주들과 소비자는 지금보다 수수료 및 배달요금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업계는 이같은 쿠팡이츠의 요금체계 개편은 곧 배민으로 이어질 것이며, 타 배달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배민 관계자는 “아직 프로모션 종료 계획은 없으며, 이번 실거리 산정기준 변경에 따른 배달료 인상분은 온전히 배민이 감당할 것”이라며 “자영업주와 소비자 배달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개선점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대전 유성구에서 돈까스 맛집으로 알려져 피크시간대에 항상 대기줄이 있던 가게의 한 점주는 “최근엔 백신패스로 인해 매장손님이 현저히 줄어, 기존 거리두기에 따른 한 칸 띄운 테이블조차 남는다”면서 “여기에 배달비까지 오르면서 매출이 너무 줄었다. 그동안 함께 고생했던 직원들을 감축해야 할 것 같아 고민이 많다”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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