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바이오·수소 등 ‘K-뉴딜’에 기여, 제조업은 다소 감소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지난해 전체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신고기준으로 전년 대비 42.3% 증가한 295억 1000만 달러, 도착기준 57.5% 늘어난 180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는 종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 2018년과 비교해도 신고기준 9.7%, 도착기준 3.3% 증가한 수치다.

   
▲ 인천청라 의료복합타운 조감도./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신고 건수 기준으로는 3088건을 기록하며 전년 2191건 대비 40.9%로 크게 증가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 수출과 마찬가지로 외국인직접투자 또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경제회복과 공급망 확충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이같은 2021년 FDI 실적은 정부의 주요 정책목표인 공급망, 백신 및 바이오, 수소경제 등에 대한 투자가 유입돼, 질적으로도 양호한 측면을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양질의 외국인투자를 주요 정책수단으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이번 투자실적은 공급망 확충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서비스업이 전년 대비 64.2% 증가한 235억 7000만 달러로 크게 증가한 반면, 제조업은 전년 대비 16.2% 감소한 50억 달러, 이외 기타 업종은 122.9% 증가한 9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신고건수 기준으로는 제조업, 서비스업, 기타 업종 모두 증가하며, 건당 신고금액도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섬유·직물·의류·식품 등의 업종은 감소했다. 

서비스에서는 정보통신, 도·소매, 사업지원 및 임대 업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플랫폼 서비스 투자 등 정보통신업종 비중의 증가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에서 유입된 투자는 다소 감소했으나, 유럽연합(EU)·중화권·일본 등에서는 증가했으며, 신고건수 기준으로는 모든 국가에서 증가했다.

특히 영국을 비롯한 EU의 건당 투자금액이 크게 늘어나, 전년 대비 169% 증가한 128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은 0.9% 감소한 52억 6000만 달러로 제조업은 전년보다 51.7% 감소했으나, 서비스업은 전년 대비 20.6% 증가했고, 유형별로는 그린필드 투자가 소폭 감소한 것에 비해 기업결합(M&A) 투자는 소폭 증가했다. 

중화권에서는 전년 대비 38.1% 증가한 75억 4000만 달러로 서비스업이 증가한 반면, 제조업은 감소했으며, 특히 전기·전자·운송용 기계 등 업종에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경우는 전년 대비 52.8% 증가한 12억 1000만 달러가 유입됐으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투자 모두 고르게 증가했다. 제조업 중에서도 기계장비·의료정밀 및 소재·부품·장비 업종이 증가했다. 

   
▲ 2021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자료=산업부

대상별로는 신고금액 기준으로 그린필드형 투자와 M&A형 투자 모두 2020년 감소세에서 2021년에는 다시 증가했으며, M&A형 투자 경우에는 건당 신고금액이 큰 대형 투자가 다수 유입됐다. 

시·도별로는 신고금액 기준으로 17개 시도 중 13개 시도가 증가했으며, 신고건수는 15개 시도가 증가했다. 

다만 시·도 지역분류는 투자신고서상 피투자기업 법인이 유치하고 있는 소재지에 따른 것으로, 실제 투자금액이 해당 지역에 유입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브리핑에 나선 정종영 투자정책관은 “2021년 외국인투자는 양적 측면으로도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수소차 연료탱크, 백신 원부자재 등에서 성공사례를 창출하는 등 질적 측면에서도 크게 개선됐다”면서 “대형 플랫폼 서비스와 태양광·해상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사례는 ‘K-뉴딜’ 분야의 성장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차,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와 같은 신산업 분야 투자도 이어지면서 첨단분야에 대한 외국인투자도 증가했는데, 반도체 관련 핵심 소부장 분야에서는 신고금액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신고건수는 60건 늘었다”며 “도착 금액이 전년 대비 17.9%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투자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종영 산업부 투자정책관이 10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2021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산업부

정 정책관은 내년도 전망에 대한 질문과 관련 “백신 치료제 등 코로나19가 극복되고 지난해에 이어 2022년도 경제성장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는 외국인투자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위축, 금리상승으로 인한 투자자금 유입 제한, 오미크론 확산 변수, 미국-중국간 무역분쟁 등 부정적인 요인도 언급했다.

또한 정 정책관은 제조업 분야에 있어서의 투자감소에 대해서는 “신고기준으로 (감소를) 단정 짓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먀 “지난해 제조업 신고금액은 감소했지만 도착 금액은 전년대비 늘었던 점을 고려하면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필드형 투자란 해외 투자 시 기업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공장 및 사업장을 설치하는 외국인직접투자 방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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