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이달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대형건설사들이 대외적으로는 안전 관리 강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연초부터 신축 아파트 현장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하는 등 건설업계 현장 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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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구 화정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구조물 붕괴 이틀째를 맞은 12일 당국은 안전진단을 거쳐 실종자 수색 재개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축 공사 중인 이 아파트의 1개 동 옥상에서 전날 콘크리트 타설 중 28∼34층 외벽과 내부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12일 경찰과 광주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 붕괴사고로 실종된 6명에 대한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이 현장의 시공사는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 작업 중 건물 붕괴 참사가 일어난 학동4구역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다. 국회가 해당 '학동 참사' 방지를 위한 건축물관리법 개정안을 가결한 당일이자 중대재해법 시행 약 2주를 남겨두고 또다시 사고가 난 것이다.
이달 27일 첫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 등으로 처벌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 첫 '현장 점검의 날'을 실시해 전국 현장을 일제 점검하는데 나섰다. 전국 현장 점검에는 감독관 1500여명과 긴급 순찰자 400여대 등이 투입된다.
이달 말부터 건설사의 수장이 안전사고의 책임을 지게됨에 앞서 고용노동부가 현장 점검까지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건설 현장 안전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이달 발표한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른 2022년 산재 사망사고 감축 추진방향'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대재해법 수사대상이 됐을 사업장은 190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건설업은 109곳으로 특히 '추락' 사고가 많았다.
전날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전에도 올해 초부터 건설 현장 안전사고가 이어졌다.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지난 3일 '울산신정 행복주택 건설공사 1공구' 공사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1명이 떨어지는 자재에 맞아 부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에 집계된 건축 현장 안전 사고 중 지난달에만 158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0건의 사고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전국에서 일어난 사망사고 중에서는 광주 화정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유사한 아파트 신축공사 사고도 있어 건설사들의 안전 불감증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해당 사고는 부산 '대연마루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에서 일어난 사고로 크레인 작업대에서 2명이 추락하며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달 말부터 중대 재해가 일어날 경우 경영진이 직접 책임을 지게 되면서 각 건설사 CEO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현장 안전 관리 강화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유병규 신임 대표는 지난 3일 취임식에서 지난해 '학동 참사'를 언급하며 "우리는 지난해 일어났던 전혀 예기치 못한 뼈아픈 사고도 엄중한 책임감으로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건설사 수장들의 '안전 최우선 방침'이 결국 허울뿐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현장 안전 사고를 가시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현장 분위기 쇄신과 함께 제도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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