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안전과 사회적 가치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회사로 신뢰 회복할 것”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연이은 광주 사고에 대해 책임지고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HDC그룹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HDC그룹과 ‘아이파크’에 대한 이미지, 신뢰도 하락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정 회장은 사임을 결정하고 사고 수습과 브랜드 신뢰도 회복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17일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의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한 광주 현장에서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아파트 외벽이 붕괴되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광주 서구에 들어서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신축 공사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지면서 6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 중 1명은 사망한 채로 발견됐으며, 나머지 5명의 실종자에 대한 수색이 진행 중이다.

특히 2건의 사고에서 불법 재하도급, 공기 단축을 위한 무리한 공사 진행으로 발생한 인재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한 현장에서 시공사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목소리와 아파트 단지 이름에서 ‘아이파크’를 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향후 정비사업 수주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9위 HDC현대산업개발이 주택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 회장은 거듭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사고 발생으로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도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 동안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완전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안전 품질 보증 강화를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을 10년에서 30년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리겠다”며 “안전이 문제가 돼 발생하는 재산상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와 입주 예정자에 대한 보상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당국과 외부전문가들과의 분석을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안전 문제가 있다면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도 고려하겠다. 화정지구에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아파트가 될 수 있도록 다시 만드는 것이 사죄하는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해명자료부터 내놓는 등 사과에 진정성이 없고, 사퇴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퇴하는 것이 책임 회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영자로는 물러나지만, 대주주 책임을 다하겠다. 사고 직후 사과를 바로 해야 했는데 구조 작업, 원인 규명 등으로 일주일가량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은 고객의 안전과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 국민의 사랑을 받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국민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며 “다시 한번 광주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