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 차세대 전기추진선 개발 나서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 등 환경규제 대응 강화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조선해양이 연초부터 수주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래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6일 글로벌 리서치 기관 IDTechEX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하이브리드 추진선 시장규모는 2029년 14조원에 달하는 등 연평균 26%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 김성준 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과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가 1월27일 VIB 기반 차세대 선박용 ESS 솔루션 공동개발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은 바나듐이온배터리(VIB)를 앞세워 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스탠다드에너지와 VIB 기반의 차세대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솔루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세계 최초로 VIB를 개발한 업체로, 양사는 △소형 선박 해상 실증 △선급 인증 및 규정 완화 △전기추진선·전력운송선을 비롯한 차세대 선박 개발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선박에 최적화된 ESS 설계·적용, 스탠다드에너지는 VIB 제작·공급을 맡는다.

현재 전기·하이브리드 추진선 등 ESS가 탑재되는 선박에는 리튬이온배터리가 주로 들어가지만, 휘발성 높은 전해액 때문에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VIB는 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전해액을 사용하는 덕분에 화재·폭발 위험을 제거하고,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한 열 발생도 거의 없는 것이 강점이다. 또한 출력이 리튬이온배터리 보다 2배 가까이 높을 뿐더러 수명도 4배 이상 긴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충·방전을 반복해도 배터리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선해양은 내년 상반기까지 VIB 기반의 선박용 MW급 ESS 솔루션을 개발하고, 차세대 전기추지선 및 전력운송선 기본 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메탄올 연료 추진엔진이 장착된 대형 컨테이너선 8척도 건조하고 있다. 이들 선박은 덴마크 머스크에 인도될 예정으로, 머스크는 2100TEU급 컨선도 한국조선해양에 발주한 바 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 대비 황산화물(SOx)·질소산화물(NOx) 등을 저감할 수 있다.

   
▲ 현대중공업 도크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한국조선해양은 두산퓨얼셀과 선박용 MW급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한국형 SOFC를 개발 중으로, 양사는 조선해양 분야 공동 연구개발(R&D) 등 해양 실증을 위한 과정도 함께할 예정이다.

선박용 연료전지는 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활용하는 발전원으로, 발전효율이 기존 선박용 엔진 보다 40% 가량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SOx·NOx를 비롯한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고,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다.

노르웨이·독일 선급 DNV-GL로부터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는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에 쓰이는 3MW급 엔진 일부를 SOFC로 대체한 것으로, 앞서 SOFC를 연계한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시스템의 AIP도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내용의 환경규제 강화를 천명하면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금은 LNG 추진선이 각광 받고 있지만, 향후에는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을 찾는 화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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