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 안보리 산하 대북 제재위 연례 보고서 초안 입수
[미디어펜=박규빈 기자]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함과 동시에 암호 화폐 거래소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는 유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됐다.

   
▲ 북한 해상 환적·암호 화폐 해킹./일러스트=연합뉴스

연합뉴스는 영국 로이터 통신이 인용해 UN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 제재 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전날 저녁 제출한 연례 보고서 초안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 초안을 통해 지난 1년 간 "핵 실험 또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가 없었음에도 북한은 핵 분열성 물질 제조 능력을 계속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패널은 "북한의 핵과 탄도 미사일 인프라 개발과 유지·보수는 계속됐다"며 "북한은 이 같은 프로그램에 필요한 물질·기술·노하우를 계속해 해외로부터 구하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유·무형적 자원은 주로 사이버 수단, 외국 기관과의 합동 과학 연구를 통해 조달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뚜렷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도 했다.

이번 보고서 대상 기간은 아니지만 북한은 지난 1월에만 탄도 미사일 9발을 쏴 역대 가장 많은 발사 건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미국을 포함한 9개국 UN 대사들이 전날 안보리 회의 후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 비판했다. 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사일 신속 배치 △바다 포함 광범위 기동성 △향상된 미사일 부대 전력 증가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 실태에 대한 진단도 보고서 초안에 포함됐다. 패널은 "특히 암호 화폐 자산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여전히 북한의 중요한 수익원"이라며 금융 기관·암호 화폐 기업과 거래소를 계속 타깃으로 삼았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한 회원국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 공격자들은 2020년부터 2021년 중반까지 북미·유럽·아시아 등 최소 3곳의 암호 화폐 거래소로부터 모두 5000만달러(한화 약 600억원) 이상을 훔쳤다"고 소개했다. 로이터는 북한이 지난해 암호 화폐 플랫폼에 대한 최소 7건의 사이버 공격을 통해 거의 4억달러(약 4800억원)를 빼냈다는 사이버 보안 회사 체이널리시스의 지난달 발표도 패널 보고서 초안에 인용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 언급된 북한의 해킹 이익은 지난 2019년 패널 보고서에 기재된 20억달러 대비 대폭 감소한 수준이다.

또 북한은 코로나19 사태로 거의 끊기다시피 했던 불법 해상 활동을 재개하고 있지만, 아직 평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보고서는 "북한의 해상 석탄 수출이 2021년 하반기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다"라며 "정유제품 불법 수입량도 같은 기간 늘었으나 예년보다는 훨씬 적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북한의 국경 폐쇄로 이러한 불법 수입에는 외국 선박 대신 오직 북한 선박만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패널은 북한의 인권 상황은 코로나19 봉쇄 탓에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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