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매각·유상증자 등 3조 4천억 확보, 자구계획 성공리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채권단 관리를 받던 두산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약정(MOU)에 따라 구조조정을 조기 종료했다.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했던 지난 2020년 3월로부터 약 1년 11개월만이다.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채권단 관리를 받던 두산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약정(MOU)에 따라 구조조정을 조기 종료했다./사진=두산중공업 제공


27일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두산중공업이) 2월 28일자로, 채권단과 두산그룹간 체결했던 재무구조 개선약정에 의한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하게 됐다"며 "채권단은 긴급자금 3조원을 신속·과감하게 지원해 구조조정 마중물 역할을 했고 두산그룹은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노력을 성실히 이행해, 짧은 기간에 계열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탈원전정책 여파로 석탄화력 등 전통 발전분야에서 실적을 내지 못한 데다 자회사 자금지원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 지난 2020년 초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금융시장이 경색되자 전단채, CP 등 단기채 차환도 막혀 유동성 부족에 직면했다. 

채권단은 종합발전사인 두산중공업의 부실이 국가 에너지공급계획 등 경제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같은 해 3월과 5월 두 차례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 앞 자금지원 등 정상화방안을 내놓으며 범정부적 협조를 구했다. 또 두산중공업과 대주주인 두산 외 계열주의 책임있는 역할과 직원들의 고통분담 등을 이끌어냈다. 

채권단과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확실한 재무구조개선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계열사 등 그룹 보유자산을 순차적으로 매각했다. 또 자본을 확충하는 내용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계획)을 수립해 2020년 6월 MOU를 체결했다. 

자구계획은 두산그룹 사옥인 두산타워 매각,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계열사 매각, 계열주와 ㈜두산의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와 두산퓨얼셀 지분 등 보유자산 증여 및 현물출자, 인원 감축과 임금동결 등 임직원의 고통분담 등이 망라돼 있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 검토 당시, 국내외 채권금융기관의 수가 많았고 개인 보유 CP 등 시장성 차입금 비중이 높았다"며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두산중공업 유동성문제의 골든타임을 넘기지 않도록, 기존 워크아웃 등의 절차 대신 수은·산은 중심의 정상화작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MOU 기간 중 총 3조 1000억원의 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지난 18일 완료된 1조 1500억원의 유상증자 등으로 두산중공업에 3조 4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의 재무구조개선 노력과 외부전문기관의 향후 사업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가 '독립경영'이 가능한 수준된 회복했다고 전했다. 

특히 MOU 조기종결 결정에는 국가 기간산업인 '에너지 분야의 대표기업'으로서의 중요성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두산그룹은 긴급자금 3조원을 조달하면서 컨설팅을 통해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중심의 '미래형 사업구조 개편'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번 MOU가 종결되면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차세대원전(소형원전(SMR), 원전해체 등), 수소, 해상풍력 등의 신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은은 오는 28일 구조조정을 종결하면서도 신사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수은은 "앞으로도 두산중공업의 재무건전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신사업 분야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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