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전문가 "EPC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에너지·환경 중심 신사업 추진 기대"
[미디어펜=이동은 기자]현대엔지니어링의 새로운 수장으로 홍현성 플랜트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요예측 부진으로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상황에서 홍 신임대표는 향후 더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친환경 신사업을 강화하고 기초체력을 더 탄탄하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대표이사./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홍현성 부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할 계획이다.

홍현성 신임대표 내정자는 중앙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오만 MGP 프로젝트 현장소장, 쿠웨이트 KLNG컨소시엄 총괄 현장소장, 플랜트수행사업부장, 플랜트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을 2019년부터 이끈 김창학 사장도 플랜트 전문가였다. 김창학 사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였지만, 이번 인사로 고문으로 물러났다. 김 사장은 취임 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성 개선, 도시정비사업 확대, 신사업 진출 등의 성과를 냈지만, IPO 실패 후 물러나게 됐다.

홍 신임대표 내정자는 플랜트사업본부장으로 주요 현안 해결과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등 사업운영 역량과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하는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홍 부사장은 글로벌 건설 산업 트렌트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EPC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에너지·환경 중심의 미래 신사업으로의 전환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전경./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최근 해외 플랜트·인프라 사업을 줄이고 국내 주택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과 달리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인프라·건축주택 등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플랜트·인프라 42.2%, 건축·주택 45.7%, 자산관리 및 기타 12% 등이다. 앞으로도 플랜트 부문에서 기본설계(FEED)를 통한 EPC(설계·조달·시공) 연계 수주 전략을 추진해 플랜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홍 부사장은 향후 IPO 재추진을 위한 친환경·에너지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월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IPO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이산화탄소 자원화 플랜트 건설, 폐기물 소각·매립장 업체 인수 등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식시장 자금 이탈,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에 따른 건설업종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상장 계획은 어긋났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 신사업 로드맵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친환경·에너지 신사업으로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사업 △이산화탄소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1조 9403억원이다. 차입금은 약 1000억원이다. IPO 기자간담회에서도 김창학 대표는 “1조 8000억원 규모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신사업 신규 시설이나 사업을 위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상장 재추진 여부는 주식시장과 건설업의 분위기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수소 생산, 폐플라스틱 및 이산화탄소 자원화 사업, 소형 원자로 등 친환경·에너지 신사업 분야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연구개발은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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