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의 주인공인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망일보다 적어도 한 달가량 일찍 사망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안네는 1942년 6월부터 2년2개월간 나치의 학살을 피해 가족과 함께 아버지 회사 소유의 건물 비밀 별채에 숨어 살며 일기를 쓰다 사망한 소녀다. 전쟁의 참상 앞에 선 소녀의 심리가 표현된 '안네의 일기'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안네의 정확한 사망 시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답을 내놓지 못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안네 프랑크 박물관(안네 프랑크 하우스) 재단은 지난 3월 31일(현지시간) "안네 프랑크와 언니 마고는 1945년 3월이 아니라 2월에 사망했다"며 사망 시기를 수정발표했다.
지금까지 적십자사는 안네와 마고 자매가 독일 북부 베르겐벨젠 강제수용소에서 1945년 3월 1일~31일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해 왔다. 이후 네덜란드 정부는 공식 사망일을 3월 31일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재단 측은 정확한 사망시점을 밝히기 위해 국제적십자사와 그 산하의 '국제심인 서비스(ITS)', 베르겐벨젠 기념관의 기록보관소 자료는 물론 복수의 목격자 및 생존자들의 증언자료 등을 수집했다. 그 결과 안네 프랑크의 구체적인 사망시점에 조금 더 근접할 수 있었던 것.
안네 프랑크 자매는 1944년 8월 폴란드 중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다가 1944년 11월 베르겐벨젠 수용소로 이송됐다. 유대인학살 생존자 4명은 "안네와 마고가 1945년 1월 말 발진티푸스 증세를 보였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재단 측은 발진티푸스 감염자는 대개 첫 증세를 보인지 약 12일 뒤 사망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두 사람이 3월 말까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안네 자매의 정확한 생존일자까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이번 연구결과 발표는 안네 프랑크의 사망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을 한 것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