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도 1순위 미달 단지 등장…입지·분양가·브랜드 따라 청약시장 양극화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지난해 뜨거웠던 청약시장 열기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부동산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집값 급등으로 주택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청약 시장에서도 경쟁률이 떨어지고 미달이 나오고 있다. 향후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 등에 따라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청약을 진행한 단지에서 입지·분양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나 입지가 양호한 단지들은 두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1순위 마감에 성공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있거나 입지가 아쉬운 단지는 2순위에서도 미달됐다.

서울에서도 1순위 마감에 실패한 단지가 등장했다. 대원건설이 서울시 강북구 일대에 공급하는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전용면적 18㎡, 19㎡, 20㎡ 등 소형 평수가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됐다. 2순위까지 진행해 모집 가구 수는 채웠지만, 서울에서 1순위 미달 단지가 등장한 것은 약 1년 반만이다. 가구 수가 가장 많은 78㎡는 10억 630만~11억 478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 책정으로 74가구 모집에 110가구가 신청하면서 경쟁률이 1.49대 1에 그쳤다.

수도권에서도 청약 2순위까지 미달된 단지들이 나왔다. 모아주택산업이 양주시 백석 일대에 공급하는 ‘신양주 모아엘가 니케’는 84㎡A형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형이 2순위에서도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134가구가 공급된 59㎡는 88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으며, 72㎡ 72가구, 84㎡B 200가구 모집에도 각각 42가구, 93가구만이 청약했다.

DL건설이 경기도 안성시 일대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는 일부 주택형이 2순위 청약에서도 미달됐다. 84㎡B형의 경우 294가구 모집에 81명이 신청했으며, 108㎡와 116㎡ 주택형도 각각 74가구, 55가구가 미달됐다.

최근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는 대구에서도 또다시 청약 미달 단지가 나왔다. 동부건설이 대구시 수성구 일대에 공급하는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는 총 308가구 모집에 33명만 접수하면서 모든 주택형에서 2순위 미달이 나왔다. 

반면 입지가 좋거나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 단지들은 여전히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영건설의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과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구리역’ 등의 단지는 모든 주택형이 두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청약 시장에서 입지, 분양가, 브랜드 등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청약 경쟁률이 과거보다 떨어진 것은 최근 몇 년간 집값이 급등하면서 분양가도 상승한 데다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으로 청약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다”며 “입지가 좋고 수요가 많은 단지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입지·분양가 등 상품성이 떨어지는 단지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청약 시장에서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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