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건설업계가 국내시장을 떠나 해외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사업이 불투명해지고 있음에도 국내 건설사들이 돌파구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설계 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LNG 수입터미널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GS건설은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조성한 GS건설 플랜트 부문 대표와 캐스퍼 허즈버그 아비바社(AVEVA) 글로벌 영업 대표 등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7일 체결했다. 해당 협업으로 GS건설은 플랜트 설계 자동화와 데이터 중심 설계를 포함하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비바社는 영국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솔루션 회사로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특화돼 있다. GS건설은 아비바社로부터 선진화된 설계 소프트웨어와 사용 지원 프로그램을 받아 디지털 통합 설계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게 된다. 

특히 LNG 수입터미널 공정을 기준으로 시스템을 개발한다. LNG 수입터미널은 블루수소 생산을 위한 원료인 재기화된 천연가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이는 탈탄소를 위한 저공해 연료로도 활용돼 친환경 에너지다.

GS건설 관계자는 "고도화된 플랜트 설계 분야에서 디지털 통합 설계 시스템을 적용해 LNG 수입터미널 사업뿐 아니라 친환경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 올릴 것"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중심의 플랜트 사업을 더욱 성장시킬 방침"이라고 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해외 사업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7일 미국 '엔시나'가 발주한 '폐플라스틱 활용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에 대한 기본설계(FEED)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미국 펜실베니아주 노섬버랜드 지역에 연간 45만톤(t)의 폐플라스틱을 화학적 재생공정을 거쳐 의약품, 합성수지, 포장재 등의 생산에 활용되는 벤젠, 톨루엔 등 석유화학제품 15만여t으로 변환하는 설비를 건설하는 친환경 프로젝트다.

이번 FEED 용역 계약은 OBCE(Open Book Cost Estimation) 방식으로 수행한다. OBCE 방식은 기본설계를 수행하며 EPC 공사 견적에 대한 상세 내역을 발주처와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미국 '엔시나' 기업은 동남아를 비롯해 해외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는 기업으로, 이번 수주가 잘 진행됐을 경우 다른 국가에서의 추가 발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발주처인 미국 엔시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핵심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향후 미국, 남미, 동남아 등지에서 폐플라스틱 처리 관련 화공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후속 추진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수주 실적 증가세도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54억3594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지역별 계약 공사 건수도 139건으로 전년 대비 60% 급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체 수주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중동과 아시아 중심으로 수주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가 도미노식으로 침체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건설사가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 수주 비중이 적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