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분 상품가격에 전가 가능한 원자재 종목 수혜 예상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충격으로 14년 만에 국제유가가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더욱 확대됐다. 경기는 둔화되는데 물가는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셈 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 유가 등 원자재값 폭등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더해지며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 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수급 차질 우려가 퍼지면서, 원유·천연가스를 필두로 곡물과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원유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격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6.30%, 브렌트유는 20.61% 가량 치솟았다. 

같은 기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 역시 103.92% 폭등하면서 한때 장 중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우기도 했다.

미국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7일(현지 시간) 기준 전 거래일보다 4.76% 하락한 배럴 당 120.97 달러로 거래를 종료했다. 다소 진정세를 보이지만 전날 장 중에는 배럴당 130.33 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22일(배럴 당 132.07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자재 가격 역시 폭등했다. 에너지, 금속, 곡물 등 33개 주요 원자재 현물 가격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는 지난주 9.37% 상승했다. 1974년 9월 마지막 주(9.67%) 이후 주간 상승률로는 최고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 등의 러시아 산 원유 수입 금지까지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로 인해 시작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어쩌면 당연하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주요 원유 공급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연간 천연가스 필요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영국에서 러시아 산 원유수입 금지를 발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역시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와 같이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임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변동성을 피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가 급등에 따른 경기 위축, 국채 금리 상승, 유로화 약세 등이 이어지면서 미 달러화 강세로 연결되고 있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 내 확산됐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상품 가격에 전가시킬 수 있는 원자재 종목도 수혜를 받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망 병목 현상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해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원자재주가 일정 부분 수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의 대표적인 '대안주'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LX인터내셔널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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