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론 높았지만 박빙…송영길 노력 덕분"
'이대남·호남' 공략 실패?…이준석 비판 들끓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된 가운데 선거를 이끌었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선거에서 패배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으며 잡음 없이 마무리된 모습을 보인 반면, 대통령을 배출시킨 당의 수장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선거 전략으로 내놓았던 ‘이대남(20대 남성)‧호남 공략’이 예상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또 선거 과정에서 잡음이 일 때마다 그 중심에 이 대표가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갈등,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비판 등을 거침없이 표출하며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대통령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또 이와 별도로 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기로 했고, 이 후보도 이를 수락했다. 선거를 치른 후 어수선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았음에도 이 후보가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는 점에서 ‘송영길 지도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후 취임한 송 대표가 당의 체질 개선을 외치고, 중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애썼던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지난 2월 19일 대구 동성로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반면, 국민의힘 안팎에선 이준석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가 호언장담했던 이대남과 호남의 표심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대표가 주도적으로 만든 20대 남성을 위한 공약은 ‘이대남’의 마음을 압도적으로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되레 ‘이대녀(20대 여성)’의 이탈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이 윤 후보를 뽑았다는 응답은 58.7%, 이 후보는 36.3%에 그쳤다. 

반면 20대 여성에선 이 후보가 58%였고 윤 후보는 33.8%에 불과했다. JTBC 출구조사에서도 18~29세 남성은 윤 후보 56.5%, 이 후보 38.2%였다. 반대로 같은 나잇대 여성 표심은 이 후보 60.2%, 윤 후보 31.5%로 집계됐다.

이 대표가 선거 내내 강조했던 호남 공략의 성과도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호남에서 30% 이상 득표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실제 득표율은 광주 12.72%, 전남 11.44%, 전북 14.42%에 그쳤다. 

그간 보수정당에서 얻었던 득표율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이지만, ‘집토끼’를 위해 노력하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선거 과정에서 당 대표의 존재감이 수시로 부각됐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후보를 뒷받침해야 할 당 대표가 앞에 나서는 일이 많았고,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잦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윤 당선인과의 갈등을 밖으로 드러내거나, 야권 단일화를 반대하는 발언을 내놓았을 때 윤 당선인의 지지율이 요동치는 결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에 대한 이 같은 평가가 국민의힘 분열을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 내부에서 분열이 생길 경우 국민의힘이나 윤 당선인 모두에게 좋을 게 없기 때문에 굳이 당 대표를 비판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시비비를 떠나 이 대표를 흔들어 분열이 났을 때 이득이 되는 쪽은 민주당”이라며 “갈등을 부추길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