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평양 인근서 발사체 공중폭발…폭발음·파편에 불덩어리 목격
정성장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 반대 예상 지금 호기 삼을 가능성”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지난 16일 올해 들어 10번째 단행한 미사일 시험발사가 공중에서 폭발해 실패한 가운데 다음 무력시위가 7차 핵실험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남한에서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선출 이후 처음 발사한 미사일 시험이 실패한 것이어서 구겨진 체면을 회복하려면 더욱 충격적인 시위가 필요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아울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채택에 러시아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우크라이나 전쟁 시기를 북한이 핵실험의 호기로 삼으려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ICBM 개발과 동시에 2018년 폭파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복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우리군 당국은 이 발사체가 고도 20㎞ 이하에서 공중폭발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종은 탄도미사일로 추정되고, 최근 두 차례 잇달아 시험한 것과 같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체계 시험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16일 오전 9시30분경 순안 일대에서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으며, 평양 근처 순안 일대는 최근 2차례 신형 ICBM 체계 성능 평가를 위한 시험발사 장소였다. 북한의 이날 발사체 발사는 지난 5일 ‘군사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11일 만에 이뤄졌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다음날인 17일 전날 진행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 북한은 그동안 통상 발사 다음날 발사 장소와 제원, 성공 여부를 상세하게 공개해왔다. 북한이 이번에 침묵한 것은 발사 장소가 평양 근처인데다 비행고도도 낮아서 주민들도 실패 사실을 눈치 챘을 가능성과 관련이 있어보인다. 

   
▲ 북한이 지난 6일부터 진행한 제6차 노동당 세포비서대회가 마무리되고,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세포비서들이 대회장인 평양체육관을 떠나고 있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2021.4.9./사진=뉴스1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16일(현지시간) 평양주민들이 대형 항공기의 비행음과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또 평양 외곽에 파편이 떨어지는 것을 봤다는 얘기도 있었고, 평양 상공에 붉은 색 구름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봤다는 얘기도 전했다.

NK뉴스가 확인한 사진에는 평양 상공에 지그재그로 비행하는 로켓 꽁무니에 연기와 불덩어리가 나타난다. 또 작은 연기 흔적이 지상을 향해 직선으로 이어져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침묵에 곤혹감이 담겨있어 보이고, 설욕을 위해 북한의 다음 도발이 더욱 강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러시아가 무조건 반대할 것 같은 ‘안보리 공백’도 북한이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올해 1월에만 7차례 미사일을 발사한 점에 비춰볼 때 앞으로 5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때까지 집중적으로 ICBM 성능 시험과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통해 휴전이나 종전에 합의하게 되면 북한의 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에 대해 미국이 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제재를 채택하려고 할 때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의 요구를 부분적으로나마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북한은 우크라이나 문제로 미국과 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재 상황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에 대한 우려없이 신형 ICBM을 시험발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이 신형 ICBM의 기술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최소한 세 차례 정도의 시험발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에 대해 명백하게 반대하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외교부 대변인 등을 통해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만약 중국이 북한의 ICBM 시험발사에 대해 묵인하는 태도를 취한다면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해 사드의 추가 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더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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