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봉쇄조치, 미 원유재고 증가 등 하락세 요인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국제유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회담 및 이란 핵 협상 진전 기대로 인해 급등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3월 셋째 주에만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132.8원 오른 리터(ℓ)당 1994.4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판매 가격도 리터당 1902.5원으로 전주 대비 192.5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 당 2000원대를 육박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부터 매주 20원 수준으로 오르다 지난주에는 97.7원, 이번 주에는 132.8원 올르며 상승폭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승폭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이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지난 2월부터 3월 첫째 주까지 이어지던 급등세가 3월 셋째 주에 접어들면서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지난 18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06.62 달러로 전주대비 5.76달러 상승했으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7.93달러로 전주대비 1.29달러 상승에 그쳤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러한 국제 유가 상승세 완화에 대한 원인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회담 및 이란 핵 협상 진전 기대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요소를 꼽았다. 

러시아는 이란 핵 협상에서 새로운 요구사항을 제기했지만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중단됐던 이란 핵 협정 복원 협상에서 자국 요구사항이 수용됐다고 밝히며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향후 이란과의 경제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문서 확약을 요구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석유수요 전망 하향,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으로 인한 수요 하락도 하락세의 원인으로 꼽혔다. 다만 공급 차질 우려는 이러한 하락폭의 제한 요인으로 작용됐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 3월 셋째 주 국제원유 가격 추이./자료=한국석유공사


글로벌 컨설팅업체 Rystad Energy는 중국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선전시과 지린성 등에 봉쇄조치로 중국 석유수요가 최대 50만b/d(barrels per day) 감소한다고 예상을 내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3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석유수요 증분 전망(210만b/d)을 전월 전망치 대비 약 110만b/d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당초 시장 예상(140만 배럴 감소)과 달리, 3월 11일 기준 미국 원유재고는 전주대비 434만5000배럴 증가했으며, 쿠싱 지역 원유재고도 178만6000배럴 증가했다. 

이러한 국제유가 상승세 완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휘발유 가격의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국내 주유 업계가 가격 상승 요인에 대해서는 즉각 반응하지만, 하락 요인에 대해서는 시차를 두고 가격을 내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려면 정부의 강제적 조치 없이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1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일대비 0.3원 소폭 하락한 2001.9원을 기록했으며, 경유도 0.2원 하락한 1917.2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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