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순혈주의 타파…신세계는 고부가가치 사업 투자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올해 유통업계 정기 주주총회는 신규 사업 추진이 화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관련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거나 조직을 재정비하는 모양새다. 

   
▲ 23일 서울 영등포구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열린 롯데쇼핑 제5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롯데쇼핑 제공


23일 롯데그룹은 유통과 식품, 서비스 등 각 계열사 주총을 통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이날 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를 새롭게 롯데쇼핑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를 포함해 롯데그룹 유통사업을 이끄는 대표 3인이 모두 외부 인재로 교체됐다. 

김상현 총괄대표는 P&G 아세안 총괄사장, 홈플러스 대표이사를 거쳤다. 정준호 대표는 경쟁사인 신세계 인터내셔널 해외패션본부장 출신이다. 

롯데쇼핑은 신규 사업 목적에 주류소매업, 일반음식점업도 추가했다. 미래형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의 주력인 와인 전문매장 ‘보틀벙커’의 사업 확장을 고려한 움직임이다. 

같은 날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합병을 결의했다. 중복되는 사업을 하나로 합쳐 효울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이커머스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재 10% 미만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25%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 

메타버스 등 신동빈 회장이 주도하는 미래사업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롯데정보통신은 ‘디지털 자산 제작 판매 및 중개업’을 신규 사업에 추가했다. 

   
▲ 신세계는 국내 백화점 온라인 디지털 아트 갤러리를 열고, 업계 최초로 모바일 미술품 경매도 시작했다./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부가통신사업,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인터넷 광고를 포함한 광고업·광고대행업·기타광고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 인터넷 콘텐츠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은 신세계가 최근 시작한 미술품 판매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의 주식을 취득하기도 했다.

신세계푸드는 캐릭터 사업을 목적으로 ‘콘텐츠 제작 유통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신세계푸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이니셜을 딴 고릴라 캐릭터로 알려진 ‘제이릴라’를 내세운 베이커리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건강 보조식품 소매업과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LPG, 전기 충전소 포함) 건설, 관리, 운영, 임대 관련 제반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건을 다룬다.

SPC삼립은 건강기능식품과 사료제조 판매 및 유통까지 영역을 넓힌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기식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도 5년 내 최대 6조 원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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